인터넷 음란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청소년들 사이에 범람하고 있다. 인터넷 음란은 이제 청소년들의 공부방에서 그들을 마구 유혹하고 있다.
◇얼마나 보편적인가=미국내 한인 청소년들의 인터넷 음란 사용에 대해 아직 조사된 통계는 없지만 인터넷의 급속한 확대와 함께 음란사이트를 접속하는 청소년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인타운 인근 L고등학교 11학년 장모(17)군은 “인터넷을 할 줄 아는 친구들 중 음란물을 한번도 보지 않은 친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밸리지역 G고등학교의 최모(16)군도 “친구 중 한 명이 최근 한국에서 크게 유행한 백양 비디오를 구해 친구들끼리 돌려봤다”며 “인터넷 좀 하는 친구들이면 백양 정도는 다들 쉽게 구한다”고 설명했다.
본국 민우회 조사에서 응답 청소년들의 30.1%는 ‘성적 흥분이나 만족을 위해’ 인터넷 음란물을 찾는다고 응답했다. 채팅 상대와 직접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도 4%에 달한 것으로 조사돼 인터넷 음란의 문제가 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인터넷 음란 사이트 중에는 청소년들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음란물을 웹 상에서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홈페이지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동호회 형식 등으로 운영되는 이들 사이트들은 청소년 음란물 유통의 메카다. 최근의 ‘백양 동영상’의 급속한 확산도 바로 이들 개인 사이트들이 중심 유통 경로였다.
최근 CBS 방송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미국 부모의 75%는 자녀들이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과 폭력물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25%는 음란물의 유통을 인터넷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넘치는 인터넷 음란=인터넷을 통해 구할 수 있는 음란물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음란·외설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인터넷 음란하면 떠올리는 것으로 웹 사이트에 뜨는 도색 사진을 떠올리지만 최근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음란물은 ‘야설’로 불리는 조잡한 음란소설부터 ‘야동’으로 지칭되는 음란 동영상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야후나 네이버 등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이들 키워드를 입력하면 수 백개의 관련 사이트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들 사이트를 조금만 찾아다니면 원하는 음란물을 구하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매년 나오는 인터넷 사용 현황 통계 등에서 ‘섹스,포르노, 누드’ 등의 단어가 검색어 최상위에 오르는 것을 보면 얼마나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의 유통·교류가 광범위하고 보편적인지를 알 수 있다.
음란물의 디지털화에 따른 무한복제의 가능성은 음란물 범람이라는 결과를 빚고 있다.
지금까지 인쇄매체나 비디오 카세트 등 복제에 물리적인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는 미디어로 존재하던 음란물은 이 보다 훨씬 간편한 디지털 정보로 전환됨으로써 기하급수적으로 재생산될 형태로 진화됐다.
마우스 클릭 몇번으로 복사가 가능해진 음란물들은 인터넷 전체에 ‘음란물 범람’로 이어졌으며 이는 사회 전체 음란물 총량을 엄청나게 확대하는 결과를 빚었다.
음란물과는 약간 다르지만 인터넷을 통한 청소년들의 음란 행위도 심각한 문제다.
음란한 내용을 채팅을 통해 노골적으로 주고 받는 ‘챗섹’(채팅 섹스), ‘컴섹’(컴퓨터 섹스)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가 돼 왔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욱 발전해 화상장비를 이용, 상대와 음란채팅을 하면서 화면을 통해 음란한 몸짓을 보여주는 신종 인터넷 음란 화상채팅까지 청소년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다.
◇뭐가 문제인가=인터넷 음란물의 문제는 청소년들이 접해서는 안될 충격적인 음란물들이 기존의 유통시스템이 완전히 생략된 채 청소년들의 책상위로 바로 침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음란물을 몰래 구해야 하는 부담과 구입의 어려움 등 그나마 기존 유통망의 긍정적 통제 기능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같은 ‘획득의 익명성’과 ‘접근의 용이성’이 인터넷 음란물 문제의 핵심이다.
인터넷 음란물은 누구나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손 쉽게 구할 수 있다. 인터넷을 조금이라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된 컴퓨터에서 수 분내에 음란사진이나 동영상을 다운받을 수 있다. 자신의 컴퓨터 하드 디스크에 음란 동영상 수 십개를 쌓아 놓는 일은 초등학생도 가능한 일이 돼 버렸다.
또 하나 인터넷 음란물이 크게 펴진 이유는 인터넷 음란물의 관람 방식이 관음증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음란물에 중독돼 하루 몇 시간씩 음란사이트를 찾아 다녔다는 최모(19·LA)군은 “인터넷 음란물은 홈쳐본다는 느낌이 있어 단순히 야한잡지나 비디오에 비해 쾌감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컴퓨터 환경 자체가 먼 곳에서 벌어지는 음란행위를 몰래 훔쳐본다는 생각을 갖게 해 남의 비밀스러운 행위를 훔쳐보는 관음증의 메커니즘과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인터넷 음란이 온라인(on-line)에서 끝나지 않고 상당수의 경우 오프라인(off-line)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유학원 관계자는 “인터넷 채팅은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같은 또래의 한인 학생들 특히 유학생들을 손쉽게 연결해주고 있으며, 고민과 관심사가 비슷한 이들이 직접 만날 경우 상당수가 불건전한 만남으로 발전한다”고 전했다.
지난 9월 LA한인타운에 큰 충격을 줬던 2달짜리 영아 사망사건도 20대 초반의 한인 유학생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뒤 동거생활을 하다 일어난 사건이었다.
인터넷을 통해서 전달되는 이런 음란물 대부분은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것이 허다하다.
밸리에 사는 최모군(17·고교 11학년)이 최근 다운받은 음란물들을 보자.
근친상간, 성폭행, 변태행위 등 충격적인 내용에서부터 심지어 수간에 이르기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비정상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최군은 “내용을 모르고 제목만 보고서 다운 받은 동영상들중에는 역겨운 내용을 담고 있는 음란물들도 수없이 많다”고 설명했다. 최군은 그러나 “이런 것들도 자주 보다 보면 익숙해져 별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이렇듯 인터넷 음란물은 커다란 시장잠재력과 인터넷이란 통제 불가능한 유통망을 등에 업고 지금 이 시간에도 각 가정의 컴퓨터 앞으로 파고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