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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보는 영화] 데트 (The Debt)

Los Angeles

2011.08.2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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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연기경력서 뿜어 나오는 냉철한 카리스마의 여주인공
◇ 헬렌 미렌 - 중년의 레이첼 역


여주인공 레이첼의 현재 모습은 헬렌 미렌이 연기한다. 그녀의 얼굴엔 끔찍한 흉터가 남아있다. 30여 년 전 자신이 매듭짓지 못한 임무의 대가다. 그 마음의 빚은 결국 그녀를 다시 임무 수행의 길에 오르도록 한다. 백발과 주름이 가득한 얼굴, 하지만 무섭도록 차가운 표정으로 돌진하는 그녀 외에, 이 영화에 걸맞은 다른 주인공은 상상하기 힘들다. 40년 연기 경력에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배우조합상까지 석권해 온 이 시대 최고 여배우 내공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미렌은 "내가 걸어 온 삶의 지나온 행적들은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꼭 그 값을 치르게 된다는 영화의 기본 콘셉트에 깊이 매료됐다"고 고백했다.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여배우가 그려내는 풋내기 비밀 요원

◇ 제시카 체스테인 - 젊은 레이첼 역

레이첼의 젊은 시절은 최근 할리우드가 가장 주목하는 여배우 제시카 체스테인이 맡았다. 첫 임무에 오른 풋내기 요원답게 열정과 두려움 사이를 오가는 복잡한 심리 상태를 멋지게 그려냈다. 2년 반 전 이 영화를 촬영할 때만 해도 신인급이었던 그녀는 최근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와 '헬프'가 대성공을 거두며 A급 여배우로 성장했다. 체스테인은 '데트'를 위해 비밀 요원들의 살상 무술인 '크라브 마가'를 익히는 한편 중년의 레이첼을 연기하는 헬렌 미렌과 통일감을 주고자 그녀의 전기와 인터뷰를 모두 찾아보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등 촬영에 큰 열의를 보였다. 체스테인은 "영화 속에서 나 자신은 사라지고 배역만 남아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연기를 하려 했다"고 전했다.

'아바타'의 히어로, 이번엔 임무 위해 사랑 포기하다
◇ 샘 워딩턴 - 젊은 데이비드 역

'아바타'의 히어로인 샘 워딩턴은 30여 년간 스스로 감춰 온 비밀로 고통받아 온 요원 데이비드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레이첼과 사랑에 빠졌지만 임무를 위해 그녀를 포기하는 역이다. 30년 만에 스테판의 부인이 된 레이첼을 찾아 가지만, 세상에 진실을 알리고 마음의 빚을 청산하기에 그녀는 이미 너무 멀리 와 있다. 워딩턴은 "정의와 복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데이비드 역을 맡았다"면서 "완벽하게 짜인 대본 덕에 비교적 쉽게 연기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워낙 몰입해 촬영했던 탓인지 촬영을 마무리 한 후엔 한 순간이라도 빨리 세트를 빠져나오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었다"고 작업 과정을 털어놓았다.
오스카 수상 명감독이 풀어내는 '진실에 빚진 사람들' 이야기
◇ 존 메이든 - 연출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명감독 존 메이든이 '데트'의 연출자다. 그는 영화의 제작과 각색을 맡은 매튜 본이 보여준 이스라엘 원작에 매료돼 이 작품을 맡았다. 과거 TV용 영화를 함께 촬영했던 인연으로 헬렌 미렌을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 극중 레이첼과 같은 '국가적 영웅'의 이미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다. 제시카 체스테인과 샘 워딩턴도, 얼굴을 알리기 훨씬 전 그 가능성만 보고 캐스팅해 환상의 조합을 이뤘다. 그는 "액션과 스릴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진실'에 빚진 사람들의 이야기로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레이첼이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선택해 자신의 빚을 청산하는 쪽으로 엔딩을 잡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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