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자녀를 의대에 보내는 일은 부모로서 도전을 받는 일임은 부인할 수 없다. 아주 간혹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데 우리 아이가 혼자 다 알아서 의대에 갔어요”라고 말하는 부모를 만난다면 겸손하거나 운이 아주 좋은 경우가 아닌가 생각한다.
운이 아주 좋은 경우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자녀에게 좋은 인성교육을 시켰거나 아니면 어린 시절부터 처절한 인생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경우가 많다. 가장 근본적인 영향은 어린 시절부터 책을 많이 읽게 하고 불우한 이웃을 돕게 하는 부모의 노력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부모의 정보력이 자녀의 의대진학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므로 꾸준한 관심과 자녀와의 편안한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 자녀의 의대진학을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다.
자녀가 아직 대학진학 이전의 나이라면 근본적인 문제에 주안점을 두기를 권하고 싶다. 반복적으로 강조하지만 책 읽기를 즐기게 하는 것은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심오한 이유들을 들지 않더라도 영어 독해능력이 향상되면 모든 과목에서 학습능력이 올라갈 것이다.
대학진학을 위한 SAT의 경우이든 아니면 의대진학을 위한 MCAT의 경우이든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즐긴 학생들의 성적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인성교육에 주안점을 두기 바란다. 특히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는 학습능력보다 더 우선되는 것이 인성에 관한 검증이다. 공부만 잘하고 남을 아끼는 마음이 없는 지원자들에게 의사라는 직업보다는 연구하는 학자를 권하는 것은 의대 입학사정관들이 잘하고 있는 일이라고 본다.
물론 독불장군식 학자들의 경우도 사회에서 설 자리가 많지는 않겠지만, 직업의 본질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환자를 돕는 전문인인데 본인의 지적 능력에 대한 과시가 상대를 배려함 없이 이루어진다면 돕는 입장에서나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나 만족도가 떨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대진학에서의 화두는 'Patient Oriented Heart'에 있다. 이러한 환자중심의 사고방식, 즉 환자를 위하는 마음가짐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성품에 가정교육이 더해져 완성된다. 때문에 부모가 이 일을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굳이 의대진학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가르쳐야 할 일이지만 의대진학에는 당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므로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자녀가 대학에 다니고 있거나 졸업을 했다면 부모의 역할은 좀더 현실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한다. 최소한 원서를 낼 시기를 언제로 잡을 것인지, 이를 위해 각 학기별 목표를 어떻게 잡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기준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녀의 현재 상태가 올바른 궤도에 있는 지 아니면 목표를 수정하는 것이 현실적인지를 고민하며 마음의 안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강조하는 사항은 전문지식이 아닌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 있을 만한 기본적 정보습득을 의미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것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 각 의대마다 제공하는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후에 “Research Abstract에 A의대가 원하는 B라는 요소를 C라는 접근법을 보이는 D라는 단어로 대체하면 더 좋겠다”라고 접근하는 것도 자녀를 숨막히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다.
자녀의 건강과 심리적 안정이 어떤 의대에 진학하느냐는 사실보다 더 중요하다. 이는 의대진학 시점부터 최소 8년은 육체적·심리적으로 힘든 기간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도한 부모의 관심은 자녀의 일탈로도 이어질 수 있다.
Pre-Med 학생들이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시험이나 과제물 제출시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되는 경우는 다른 어떤 학과 대학생들 보다 높다. 적어도 부정행위를 하지 않도록 부모들이 자녀의 마음에 평안함을 제공해야 한다.
특정과목의 성적이 안 좋다면 개인교습을 시켜주는 것이 성적이 안 좋다고 혼내는 것보다 의대진학의 가능성을 높여 주는 현명한 부모의 모습이다. 201-983-2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