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영향권…내일 오후 2시쯤 DC 동쪽 지나가 VA·MD 주정부 비상사태 선포…침수·단전등 대비 군 헬기·함정등 비상대기…항공기·철도 결항 잇따라
버지니아주를 비롯해 메릴랜드·뉴저지·뉴욕·델라웨어 등 동부 해안선 인접 주요 주정부가 허리케인 아이린(Irene) 에 대비,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긴장 상태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워싱턴 일원은 아이린의 영향권에 27일 오전부터 들어간 뒤 28일 오후 2시쯤부터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 해안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이 일대 총인구 6500여만명에 영향을 줄 아이린은 26일 오전 위력이 카테고리 3에서 2로 낮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시속 110~175마일의 강풍을 동반하고 많은 강우량을 뿌리고 있으며, 다시 등급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위험도는 여전하다.
기상당국은 아이린 중심이 27일 중 노스 캐롤라이나(NC)주 해안선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한 상태에서 이미 비상사태를 선포한 각 주들은 갖가지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
기상당국과 행정당국 등은 현재 노스 캐롤라이나주부터 북쪽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시까지 이르는 수백 마일 해안선을 대상으로 침수경보를 내린 상태이다. 특히 DC의 체사피크만 일대에도 해안선 침수 주의보가 내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매사추세츠주 마사스빈여드 섬에서 이어지던 휴가를 급히 끝내고 백악관으로 돌아와 대책을 숙의하고 있으며, 연방재난관리국(FEMA)을 비롯해 주정부, 보안관련 당국은 이번 허리케인 대비를 위해 자체 웹사이트와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도 총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단전과 핸드폰 불통사태도 대비, 사이렌이나 확성기 등 기존의 재난소식 확산방법도 준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 도착,“아이린이 통과하는 지역 주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정부의 대응책을 예의주시하면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미 해군을 비롯한 군당국, 해안경비대 등은 총 18대의 구조용 헬기를 대비시키고 대형 함정을 이미 영향권 예상 해상에 배치하고 사고시를 대비하고 있으며, 항공사와 철도 당국은 일부 항공편과 철도 운행 스케줄을 취소하거나 조정, 결항이 잇따르고 있다.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허리케인센터(NHC)는 26일 오후 2시 현재 노스 캐롤라이나주 케이프 해터라스 남서쪽 300마일 지점에 위치한 아이린이 “아이린이 노스 캐롤라이나 해안으로 향하고 있다”며 추정하고, 특히 허리케인 중심이 27일 오전 NC의 모어헤드시와 해터라스시 사이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버지니아주에서는 예상보다 다소 빠른 26일 밤부터 남부에서부터 비가 시작돼 주말내내 이어지며, 인근 메릴랜드, 델라웨어, 뉴저지주 등도 시차적으로 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주말인 27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동부와 뉴저지주 남부 등도 본격적인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이며, 워싱턴 DC와 볼티모어시, 필라델피아시 등은 28일 오후 2시쯤 허리케인 중심이 바로 동쪽 곁으로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가 가장 많이 밀집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지역은 주말 밤과 일요일인 28일 오전 사이가 가장 위험한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고층건물이 밀집한 지역에 강풍이 휘몰아치면서 피해가 우려된다.
뉴욕 당국은 이번 허리케인 대비를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27일 정오를 기해 지하철과 철도의 운행을 사상 처음으로 정지시켰고, 맨해튼 남쪽 베터리 파크 지역을 비롯, 코니 아일랜드, 이스트코스트 등 지역 주민 30만명에 소개령을 내리는 한편 최고 12인치의 강우량을 예상, 침수에 대비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정부를 비롯한 메릴랜드, 뉴저지, 뉴욕 주 등은 이미 25일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으며, 바람과 침수피해 외에 광범위한 지역에 전기나 수돗물이 끊기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모든 행정당국은 주민들에게 모래주머니를 준비해 배포하는가 하면 배수펌프 점검하고 배치하는 등 저지대 침수에 대비하고 있으며, 메릴랜드주 오션시티 등 해안도시 당국은 소개령을 내린 채 해안활동을 전면 금지시켰고, 교량이나 각종 시설물을 사전점검했다.
각 카운티 정부들도 허리케인 영향권에 드는 시간에는 외부 출입을 삼가고 집밖에 둔 집기나 물건 등 바람에 날릴 물건들을 치울 것을 당부했다.
DC에서는 26일 정오부터 각 가정에 모래주머니를 배포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모래주머니를 나눠주며 침수방지 뿐만 아니라 차량내부에도 비치, 바람에 쏠리지 않도록 할 것을 조언했다.
DC 지하철 당국은 시내 지하입구에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비했으며, 모든 시 당국과 재난관리청 등은 침수시 필요한 배수펌프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