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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장사 망친 한인업계 한숨만…

New York

2011.08.2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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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토막, 정전으로 상한 식품 폐기
우편·택배도 차질…피해액 70억불 전망
뉴욕과 뉴저지 등 미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으로 한인 경제에 어려움이 보태졌다.

주민 강제 대피령·대중교통 전면 중단 등 뉴욕시 비상대책에 따라 주말 영업을 중단하면서 주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한인 업소들은 큰 재산 피해 없이 허리케인이 지나간 것에 안도했지만 평상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말 장사를 망쳐 직원들 주급 주기도 어려워졌다고 한숨을 쉬고 있다.

◆요식업계에 상처=가장 큰 피해 입은 곳은 요식업소들이다. 대부분 24시간 영업을 하는 데다 주말에 고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플러싱 한식당 함지박은 주말 매출이 평상시의 50%나 감소했다. 토요일(27일) 오후 2시부터 일요일(28일) 오후 3시까지 영업을 못했기 때문. 김영환 사장은 "날씨가 호전되면서 예정보다 빠른 일요일 오후부터 영업을 재개하면서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다들 그렇듯이 주말 장사를 망치면서 직원 주급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소는 정전으로 29일까지도 영업을 정상화하지 못했다.

베이사이드 스프링필드블러바드 몰의 일부 업소들은 전기 공급이 29일 오후까지도 재개되지 않으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키푸드 등 일부 유통업체들은 상한 음식을 버리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피해 업소 중 하나인 한국정육 노종환 사장은 "영업을 중단한 토요일 저녁부터 전기가 중단돼 상한 제품들을 버려야 했다"고 말했다.

소매업소 매출 감소는 도매상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주말 장사를 망친 소매업소들로부터 주문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육 도매업체 뉴욕미트도 운영하는 노 사장은 "평소 월요일은 주말 장사를 끝낸 식당들로부터 주문이 밀려들어야 하나 이번 주는 식당들이 주말 장사를 망치면서 주문 물량이 평상시의 20%에 그쳤다"며 "이런 월요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점들은 반짝 특수를 누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26일부터 물·라면·햇반 등을 비축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일부 업소는 평상시 주말보다 최고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한양마트 플러싱점 김창현 점장은 "일부 제품들은 27일 오후부터 동이 났다"고 말했다.

◆우편·택배 일정 차질=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우편물 배달이나 택배 배송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에서는 29일(한국시간) 현재 우체국에서 뉴욕·뉴저지주로 보내는 택배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뉴욕·뉴저지에서 한인 택배업소를 통해 한국으로 보내는 택배는 배송이 가능하다. 다만 허리케인이 뉴욕·뉴저지 지역을 덮치기 전인 26~27일 접수한 택배는 화물기 운항 일정 변경으로 운송이 며칠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택배업소 관계자는 “금요일인 26일 오후에 접수된 택배는 본래 28일 일요일 밤 비행기로 한국으로 나가게 돼 있는데 정상적으로 배달이 됐는지 현재 확인 중”이라며 “현재 한국으로 보내는 택배는 정상적으로 접수, 3~4일 이내 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수십 억 달러 추산=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가 약 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CNN머니가 29일 보도했다.

보험정보연구소는 허리케인 피해액이 70억 달러에 달할 경우 미 역사상 재산 피해를 가장 많이 낸 10대 자연재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립기후자료센터는 28일 아이린이 연간 최다 대규모 기상재해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밝혔다.

뉴욕과 뉴저지주 등 비싼 부동산이 많은 미 동부 해안을 강타한 아이린은 가뭄·홍수·토네이도 등 1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낸 올해 10번째 대규모 재해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2008년 9차례의 대규모 기상재해가 발생한 것이 지금까지는 최다 기록이었다.

김동희·최희숙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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