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이린(Irene)’이 뉴욕 일원을 벗어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상당수 주민들이 침수와 정전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대중교통도 대부분 운행을 재개했으나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뉴욕=뉴욕시 5개 보로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5만여 가구가 정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콘에디슨에 따르면 퀸즈 남부와 스태튼아일랜드의 피해가 가장 큰 상황이다. 마가렛 친 뉴욕시의원(민주·로어맨해튼)이 이날 공개한 보로별 정전 피해 현황에 따르면 퀸즈는 3만1000여 가구, 스태튼아일랜드는 1만2000여 가구의 전기가 끊겼다. 콘 에디슨 측은 30일쯤에야 대부분의 가정에 전기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전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쓰러진 나무는 시 전역에서 1600여 그루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퀸즈가 820여 그루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시 교통국과 청소국 등은 피해가 큰 지역에 인력을 집중 투입해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롱아일랜드는 37만여 가구에 이날까지 전기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롱아일랜드파워오소리티(LIPA) 측은 오는 9월 2일까지 피해 가구의 90%를 복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TA 메트로노스 로어허드슨과 할렘 노선은 일요일 일정으로 축소 운행 중이며, 웨스트체스터카운티와 커네티컷주 노선은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전철과 버스 등 뉴욕시 대중교통 서비스는 일부 노선을 제외하고 대부분 정상화됐다. 롱아일랜드레일로드(LIRR)는 포트워싱턴·바빌론·론콘코마·헴스테드·웨스트헴스테드·파라커웨이비치 등 6개 노선은 정상 운행되고 있으나 4개 노선은 아직 운행되지 못하고 있다. 헌팅턴 노선은 연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저지=총 61만여 가구에 아직 전기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저지센트럴파워라이트(JCP&L)와 퍼블릭서비스일렉트릭가스(PSEG) 등이 발표한 정전 현황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현재 총 56만여 가구가 정전돼 있다. 또 남부 뉴저지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펩코아틀랜틱시티는 5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웨스트오렌지와 밀번·메이플우드·어빙턴·스프링필드 등지에는 식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지역 주민과 사업체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타운 정부는 주민들에게 물을 끓여 먹을 것을 권고했다.
침수 피해는 펌튼레이크스 지역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침수된 일부 주택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망자 최소 38명 NY·NJ 각각 6명…더 늘어날 듯
지난 주말 미 북동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허리케인 ‘아이린(Irene)’으로 인해 29일 오후 10시 현재 모두 11개 주에서 최소 37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과 뉴저지에서는 각각 6명씩 사망자가 발생했다. 업스테이트 뉴욕 올바니카운티 스코틀랜드의 섀론 스타인(68)은 남편과 함께 물에 빠졌다가 구조됐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후 끝내 사망했다. 뉴욕시에서는 브롱스와 브루클린에서 2명의 노인이 익사했다.
뉴저지 프린스턴에서는 구조작업을 벌이던 의료전문가 마이클 켄우드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 6명, 펜실베이니아 5명, 버지니아 4명, 커네티컷·플로리다·버몬트 각 2명, 메릴랜드·매사추세츠 각 1명 등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들 중 16명은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거나 익사했으며, 13명은 부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