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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리더 기르는 '하나님의 학교'

New York

2011.08.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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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서 한인이 처음 설립한 고교…지성·감성·영성 3박자 강조
교수·지사장·사업실패·큰아들 죽음 등 믿음의 도전·사명 그려
신정하(사진·뉴저지연합교회) 장로가 고등학교를 설립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꿈 같은 소리'라며 혀를 찼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2004년, 신 장로가 한인으로는 미동부에선 처음으로 정식 크리스천 고교를 세웠다.

"말년을 망칠 수 있습니다. 잘 생각하세요." 주위 사람들의 걱정과 비난이 쏟아질 때마다 그는 생각했다. 꿈이 무엇인가. 실현 가능성이 안보이니까 꿈이라고 부르는 것 아닌가.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것이면 꿈이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런데 지금 학교에 와 본 사람들은 아무도 꿈같은 이야기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아니 이런 멋진 장소에 멋진 일을 일구셨어요"라고 묻는다.

뉴저지유나이티드 크리스천아카데미(NJUCA) 이사장인 신 장로. 뉴저지 크림릿지타운에 거의 버려진 청소년 야외 캠프장을 지난 88년 인수, 뉴저지크리스천아카데미란 수양관으로 첫 발을 내디딘 뒤 멋진 '하나님의 학교'를 만들어 냈다.

신 장로가 지나온 삶을 반추한 '하나님의 학교(사진)'이란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온갖 시련을 감사하며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기고 살아가는 '선한 사람' 그의 모습을 담았다.

김영길 한동대 총장은 "신 박사는 하나님의 인재를 양육하는 믿음의 선진이요, 믿음의 교육자"이라며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믿음의 도전과 사명을 향한 격려가 된다"고 평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등 최근 잇단 베스트셀러를 낸 한국의 '씸앤파커스'가 출판을 맡았다.

◆아버지 찾아가는 길="'주여, 왜?'라고 단말마처럼 내뱉었던 수 없는 외침들이 이제는 '아, 그렇군요, 그래서 그리하셨던 거군요!'라고 바뀌게 됐다고 그는 고백한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한양대 교수를 거쳐 대한해운공사 도쿄 지사장으로 발령 났다. 조금 더 큰 세상을 향해 그리고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뉴욕에 도착했다. 71년 뉴욕 지사장으로 근무할 때 한국에서 의사였던 부인 신전식 장로도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의사가 됐다.

인생의 절정기처럼 모두가 풍족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영원한 것처럼 보였던 행복은 바람처럼 연기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가끔 하나님이 자신의 존재를 알려 왔다. 그리고 그의 삶을 간섭했다.

실직하고 나락으로 떨어졌다. 잘 나가던 그에게 큰 좌절이 닥쳤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는데…. 다시 일어서 운송사를 세워 사업가로 크게 성공했다. 하지만 또 한 번 시련이 찾아왔다. 80년대 오일쇼크로 회사가 망했다.

깊은 절망에 빠져 들었다. 이 때 '진리를 알리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성경구절이 떠올랐다. 이 말씀에 눈물이 흘러내리며 가슴에 평화가 찾아왔다. 무거운 짐은 나비처럼 가벼웠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 후 대학교수 때 꿈꾸었던 학교 설립에 나섰다. 황무지 같았던 캠프장을 천천히 영성 수련장으로 가꾸어 나갔다. 큰 은혜를 입고 삶도 변화되고 믿음도 커져 갔다. 이젠 제대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시련이 닥쳤다. 큰 아들의 죽음이었다. 그래서 그를 성경에 나오는 욥과 같은 삶이라고 한다.

심장을 도려 내는 것 같은 믿기지 않는 아픔에 그는 또 다시 울부짖었다. "주여, 왜!" 시간은 많은 것을 잊게 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줬다. 그의 마음이 움직여 죽은 아들 조셉을 마음에 품고 다시 일어선다.

"학교 아이들을 사랑하고 후원하는 일이 내게는 결코 형식적일 수 없습니다. 내게 그 아이들은 모두 조셉이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학교 모습 갖춰=친자식 같은 학생들을 크리스천 리더로 길러내기 위해 문을 연 학교가 7년 됐다. 전교생이 100명을 조금 넘는다. 영성과 믿음을 바탕으로 소수 정예 학교다.

이 학교는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는 물론 SQ(Spiritual Quotient·영성지수) 향상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세 박자가 맞아야 제대로 된 리더로 자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매일 아침 수업 시작 전 30분에서 1시간 동안 성경공부와 큐티(QT)를 하고 매주 수요일마다 전교생이 모여 예배를 드린다. 바로 EQ 향상을 위한 것. 전교생 중 한인학생 20여 명은 매주 한 번씩 신 장로의 지도로 제자훈련을 받는다. 모든 학생은 수련회, 선교주간에 떠나는 미션트립 등도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영성교육 덕분에 학업성취도가 높아졌다고 신 장로는 생각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올바르게 사는 방법을 배우고 덤으로 공부까지 잘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성적은 진학률로 나타난다. 졸업생들이 제법 유명대학에 잇따라 진학하고 있다. 재학생들도 각종 경시대회를 휩쓸고 있다. 때문에 남들로부터 믿을 수 있는 학교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동역자가 있어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감사했다. 뉴저지연합교회 전·현직 담임목사와 교인들, 학교 후원자 등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특히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하고 세상에 빠져 살 때 기도해준 아내의 헌신에 더더욱 고마움을 표시했다.

신 장로는 "학교가 하나님의 사람들이 배출되는 통로로 사용되는 것이 유일한 꿈"이라면서 "더욱 바라는 것은 내가 사람들에게 잊혀지더라도 하나님께 기억되는 것"이라고 소망했다.

정상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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