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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론]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이유는

New York

2011.08.3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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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호/ HSC 대표
최근의 가장 흥미 있는 기사는 검색 엔진업계의 거인 구글이 왜 모토로라를 125억 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인수했을까 라는 내용이다. 미국의 유명 경제전문지들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그리고 CNBC 등이 내놓은 분석기사와 전문가들의 대담을 종합해 보면 나름 대로 조심스런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우선 구글은 방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소프트업체다. 즉 삼성전자처럼 스마트폰 등 IT 기기를 직접 만드는 하드업체가 아니며, 수익은 업체들의 광고수입으로 1년에 100억 달러를 버는 회사다.

이 구글이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하드웨어 업체로 변신을 꾀하지 않나 라는 우려가 한국은 물론 대만 등 하드 업체들에게 많은 것 같다. 물론 그 가능성도 열어 두어야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특허 분쟁인 것 같다.

지금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운영시스템을 ‘오픈 소스’로 누구에게나 공개하고 있다. 그 덕으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하고 있다. 즉 애플의 아이폰은 약 19% 정도이다. 바로 이 전략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목소리만 무선으로 전하는 휴대전화와는 달리 스마트폰은 PC와 같이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즉 e-메일을 전송하고 모든 데이터를 검색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등 수많은 기능을 수행하는 무선 전화기다. 그래서 스마트폰 이라고 부르며, 휴대 가능한 움직이는 오피스다. 그 결과 단순한 통신관련 특허만 적용되지 않고 아주 다양하고 복잡한 IT산업의 특허들이 적용된다.

지금 안드로이드 기반을 계속 사수해야 하는 구글은 경쟁업체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이겨야 하는 절박감이 있다. 그 이유는 지금 기존의 PC가 스마트폰과 소형 태블릿으로 진화하고 있는 흐름에 동승해야 원래 수익모델인 광고 수입 100억 달러 사수 내지는 더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한해 특허 소송으로 인한 변호사 비용만 140억 달러에 이르며, 만약 소송에서 패하면 특허료로 지불해야할 돈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숫자다. 비록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단지 2.4%에 불과하지만, 창업 역사가 오래된 모토로라는 1만7000건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또한 구글은 지난번 캐나다의 파산 기업인 노보텔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했다. 물론 파산 기업을 인수하려는 목적은 바로 노보텔이 지니고 있던 특허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아마도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관한 한 현재 아이패드, 아이폰의 모든 부품과 제품을 수직으로 통합해 빠르게 사용자들의 불만을 해결해주는 애플처럼 ‘수직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지금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이 애플의 아이패드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수직통합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즉 모토로라를 인수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표준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따라서 모토로라에는 연구소 기능만 남고 나머지 핸드폰 제조기반과 셋톱박스 생산 기반은 매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PC 운영 시스템인 ‘윈도’를 만들어 시장을 독점한 시대가 이 스마트폰 시대에는 다시 열리지 않는다. 즉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시장을 황금 분할할 것이며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된다. 따라서 구글은 이러한 대열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125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는 결론이다.

지금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빙'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스마트폰을 개발 출시하는 등 소리 없이 혁신하는 것처럼, 구글도 안드로이드 기반 폰을 계속 혁신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구글이 궁극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업으로 변신할 수는 있겠지만 기존의 안드로이드 파트너인 한국의 삼성, 대만의 HTC에 대항해 하드웨어 업체로 변신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그래 봐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에 가능성이 아주 낮다는 주장도 있다. 구글은 이미 ‘넥서스’라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온라인으로 판매하다 접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하드웨어와 소프웨어를 가장 잘 통합하고 있는 업체는 오직 스티브 잡스의 애플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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