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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남부 흑인여성들의 비참한 삶

Los Angeles

2011.09.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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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3주 만에 제작비 4배 벌어…2주째 1위 '잔잔한 돌풍'
60년대 미시시피주. 그곳에 흑인과 백인이 산다. 백인은 자선을 베푼다며 아프리카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경매를 연다.

하지만 내 아이를 키워주고, 매일 같이 음식을 해 주는 흑인 가정부에게는 병이 옮는다며 화장실도 같이 쓰지 못하게 한다.

흑인 가정부들은 서럽다. 그들의 눈엔 우아한 척 교태를 부리는 백인 여성들의 가식과 이중 잣대가 훤히 보인다. 그래도 입을 다문다. 묵묵히 경멸의 눈초리를 보낼 뿐이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영화 '헬프(The Help)'가 뜻밖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10일 개봉 박스 오피스 2위로 데뷔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하더니 2주차와 3주차에는 흥행 순위 정상에 오르며 인기 몰이를 계속하고 있는 것.

벌써 수입은 9680만 달러를 넘어섰다. 제작비 2500만 달러의 4배 가까이 벌어들인 것이다. 영화는 흑인 여성들의 쓰라린 삶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2011년판 '컬러 퍼플'이라 부를 만 하다.

그러나 처참하고 우울했던 '컬러 퍼플' 속 흑인 가정부들의 삶에 비해 '헬프'의 여성들은 담담하고도 용감하다. 서로 손을 맞잡을 줄도 알고 세상을 향해 힘있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도 안다.

그래서 영화는 한없이 아름답다. 그들의 삶이 비참하고 처량해서가 아니라 가슴 찡한 울림을 주기에 눈물을 흘리게 된다.

주.조연과 피부색을 막론하고 여배우들의 연기가 지극히 빼어나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미니 역을 맡은 옥타비아 스펜서다. 연기가 진국이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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