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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보는 영화] 컨테이전 (Contagion)

Los Angeles

2011.09.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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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사스, 그리고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시절의 공포를 우리는 생생히 기억한다. 사람 많은 곳엔 가려 하지 않았고, 손 세척액을 달고 살았으며, 서로 악수도 하지 않으려 했다. 영화 '컨테이전(Contagion)'은 이 같은 공포를 생생히 그린 영화다. 아이디어는 사소한 데서 나왔다. 작가인 스캇 번즈는 "좁은 공간에서 콜록이는 사람 곁을 슬금슬금 떠나려는 군중의 모습을 보고 이 영화를 착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감독인 스티븐 손더버그는 이 영화를 '울트라 리얼리스틱(Ultra-realistic)', 즉 극사실주의적이라 표현했다. 실로 그렇다. 영화가 끝나면 너도나도 당연한 듯 박박 손을 씻게 된다. 무시무시한 괴물이나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영화는 서늘하게 보는 이의 마음을 옥죈다. 공포 그 자체가 사람들을 패닉에 몰아넣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그 과정 안에 각기 다른 위치에서 혼란에 빠지는 인물들이 있다.

◇ 맷 데이먼…밋치 역

출장 다녀온 아내가 몸살을 앓더니 갑자기 죽었다. 이내 아들도 죽었다. 무시무시한 신종 바이러스라는 판정. 곧 그는 격리 조치된다. 다행히 그에겐 항체가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산 지옥이 돼 버렸다. 이제 그는 강한 부정으로 남은 딸을 지키는 데 목숨을 건다.

◇ 로렌스 피시번…닥터 치버 역

그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디렉터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 시기에 그의 임무는 막중하다.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고 치료약과 백신을 개발해 내야 하는 것은 물론 대중을 안심시켜야 하는 책임마저 있다. 그러나 그도 인간이다. 내 가족만은 따로 챙겨 피신시키고픈 유혹에 휩싸인다.

◇ 케이트 윈슬렛…닥터 미어스 역

닥터 치버의 오른팔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신념이 대단한 만큼 용감히 바이러스 창궐 지역으로 뛰어든다. 감염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의욕이 그녀를 안전히 지켜줄 순 없다. 결국 그녀마저 바이러스의 감염의 위험에 빠지지만 아무도 그녀를 돕지 못한다.

◇ 마리온 코티라드…닥터 오란티스 역

세계보건기구 소속의 연구원이다. 바이러스가 최초로 시작된 지점을 찾는 것이 그녀의 임무다. 아시아로 과감히 뛰어들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누가 누구와 어떤 신체적 접촉을 했는지를 조사한다. 하지만 어떻게든 백신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려는 사람들 탓에 그녀의 목숨은 담보가 되고 만다.

◇ 주드 로…앨런 역

그는 파워 블로거다. 그리고 음모론의 신봉자다. 자신의 블로거를 통해 대중이 알지 못하고 있는 감춰진 진실에 대해 글을 올린다. 그 글은 대중을 더 큰 혼란과 공포에 빠뜨린다. 정부 당국은 골머리를 썩는다. 그것은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앨런이 이를 통해 원하는 바를 손에 얻는다는 것 뿐이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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