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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더블딥 걱정할 때는 아니다

Los Angeles

2011.09.1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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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기/캘폴리 포모나 명예교수·경제학
최근 발표된 주요 경제지수들은 양적인 면에서 부정적 요소와 긍정적 요소가 비슷했다.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 보면 대폭적인 고용감소로 더블딥(경기가 회복했다가 다시 장기 침체로 접어드는 상황)에 우려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상으로는 고용 증가가 없고 실업률도 9.1%에 머물렀으며 소비자 감성지수의 하락에 이어 신뢰도 역시 대폭 하락했다.

한편 긍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경제지수도 있다. 무엇보다 고용의 선행지수인 실업수당 청구자 수는 이달 초에도 하락세를 나타내 안정과 지속적인 잠재력을 보였다.

공장제품과 내구재 주문도 늘었고 운송량도 증가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추세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고용침체에 대한 실망으로 정계와 경제계는 여전히 위급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문제의 심각성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고 경제학자들은 더블딥은 없을 것이라며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고용침체와 높은 실업률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금 추세로는 내년도 대선 때까지 고용과 실업률이 호전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백악관에서도 내년말까지 실업률은 9%로 유지될 것이란 예측을 했다. 지금까지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대통령이 재선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금의 사정은 2001년 카터 대통령의 재선실패 때와 비슷하다. 당시 레이건 공화당 후보의 공급경제 이론이 어부지리를 얻은 전례가 재연될 수도 있다. 더욱이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 인기와 능력 평가에서의 신임도 역시 카터보다 낮다. 이렇게 사정이 다급한 가운데 대국민 성명을 냈지만 실제로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이란 극히 제한적이며 효과도 불확실하다는 것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제학자들 중에 더블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은 것은 다음의 세 가지 이론에 근거한다.

불황예측에 선행지수로 쓰이는 지수는 '이율곡선'이다. 이 곡선은 10년만기 국채와 연방기본금리의 차이로 측정한다. 과거의 예를 보면 불황이 올 때마다 이 곡선이 평행이 되거나 역행했다. 그런데 지금은 역행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계속 플러스 추세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10년만기 국채와 5년만기 국채의 이자율도 정상적인 차이를 내고 있다. 1957~2001년 사이에 10년만기와 5년만기 국채의 차이는 모두 역행했다. 그런데 8월 현재 10년과 5년만기 국채이율의 차이는 1.27% 포인트 정도다. 이것은 불황과는 거리가 먼 긍정적인 신호다.

또 한가지 중요한 불황예측지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 수의 증감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수당 청구자 수가 5만~7만5000명씩 2~3개월간 매주 늘어나거나 평균 청구자수가 45만~47만명이 될 때 불황이 왔다. 그런데 최근의 청구자 추세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달 27일 현재 현재 주간 청구자수는 1만2000명 하락했고 4주간 평균 청구자수도 40만3000명 수준으로 7주간 계속 평균수준이 낮아졌다.

이상의 분석에 의하면 이론상으로는 지난달 고용이 나쁘기는 했지만 더블딥이 없을 것이란 근거는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그러나 이 이론을 믿고 가만히 관망만 하고 있을 상황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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