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포르노 배우 존 C. 홈스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웨드: 존 C. 홈스의 삶 (Wadd: The Life & Times of John C. Holmes)’이 최근 맨해튼 스크리닝룸에서 개봉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홈스는 깡마른 체구에 창백한 얼굴, 흑인같은 곱슬머리에 약간은 비열해 보이는 콧수염을 한 백인남자.
그러나 홈스가 70년와 80년대를 주름잡는 포르노 스타로 자리잡은 것은 이처럼 보잘것없는 외모 때문이 아니라 엄청난 크기의 성기 때문.
당시 홈스는 포르노 영화를 관람하지 않는 사람조차도 그의 얼굴이나 이름에 익숙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었다.
홈스가 43세의 나이로 사망한지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가 출연한 포르노 테이프는 ‘핫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을 정도.
감독 캐스 페일리는 폴 토마스 앤더슨이 감독한 영화 ‘부기 나이츠(Boogie Nights)’를 본 후 존 C. 홈스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작업에 들어갔다.
마크 월버그가 주연을 맡은 97년 영화 ‘부기 나이츠’는 홈스를 모델로 만든 영화.
페일리 감독은 포르노 영화 산업에 깊이 관여했으며, 한때는 프로듀서로까지 활동했던 인물이다. 이때문에 페일리는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홈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홈스의 전 부인들과 친구, 동료들로부터 끌어낼 수 있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홈스가 출연한 ‘조니 웨드가 여기 있다고 말해(Tell Them Johnny Wadd is Here)’과 ‘제이드 푸시캣(The Jade Pussycat)’ 등 유명 포르노 영화 중 일부를 삽입했으며, 자료로 보관되고 있던 홈스의 인터뷰 필름도 포함돼 있다.
홈스는 영화 ‘부기 나이츠’에 나오는 더크 디글러처럼 어린 나이에 부모와의 갈등으로 가출하고, 포르노 영화계에 발탁돼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된다.
그러나 홈스는 곧 마약 중독으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다.
영화 속의 주인공 디글러와 다른 점이 있다면, 홈스는 마약 중독에서 끝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더 깊게 빠져들어갔다는 것.
일반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홈스는 당시 동거하고 있던 여성에게 매춘을 강요, 여기에서 얻은 돈으로 마약을 구입했으며, 각종 범죄에 휘말리기도 했다.
81년에는 4건의 살인사건 용의자로 기소됐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방면됐다. 하지만 이 살인사건에 대한 의심은 아직도 남아있다.
이 외에도 홈스는 LA시경의 정보 제공자로도 활동하면서, 동료 포르노 배우들을 밀고하기도 했다.
페일리 감독은 이 모든 이야기들을 35시간 가량 되는 여러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종합, 1백10분짜리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잘못된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홈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웨드…’는 이미 뉴욕타임스와 데일리뉴스, 뉴욕포스트, 타임아웃뉴욕 등으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