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미국 심장부에 둥지 틀었다
창종 100주년 앞두고 뉴욕 원다르마센터 개원
설법을 한 장응철 종법사
16일 굿사마리탄 병원서 법회
"시대가 지나면 우리 법을 가져가기 위해서 코 큰 놈들이 소쿠리(비행기)를 타고 와서 너희를 싣고 간다."
1916년 원불교를 열었던 소태산(少太山) 대종사(본명 박중빈.1891~1943)의 말이다. 제3대 종법사(원불교 최고지도자)인 대산(大山) 김대거(1914~98) 종사는 이미 70년대에 "정치에는 유엔이 있는데 종교에는 유엔이 없다. 세계 종교를 하나로 통합한 유엔(종교연합)이 필요하다"며 원불교유엔종교사무소를 뉴욕에 설치했다.
원불교가 생긴 지 96년이 됐다. 4년 후(2015년)면 100년을 맞는다. 돌아보면 소태산 대종사와 대산 종사의 예견은 어긋나지 않았다. 바둑으로 치면 '큰 수'를 둔 셈이다.
2일 뉴욕주 콜롬비아 카운티 클래버랙타운에서 원불교 미주총부법인 원다르마센터 개원식이 열렸다. 국내 자생 종교로선 처음으로 미국에 총부를 세웠다.
개원식에는 1200여 명의 청중이 모였다. 미국인도 약 300명 됐다. 원불교 교전의 영어번역 작업에 참여했던 로버트 버스웰(미국불교협회장.UCLA대학 불교학과) 석좌교수는 축사에서 "원다르마센터가 미국인에게 많은 것을 주고 이 시대 이 세상에서 깊은 종교적 통찰을 하게 하는 주요한 보루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희사자 가족 대표 축사에서 "역사학자 토인비는 '지난 100년간 지구에서 일어난 가장 역사적인 사건이 뭔가'라는 질문을 받고 '불법(佛法)의 유럽 전래'라고 답했다. 19세기에는 니체.키에르 케고르.쇼펜하우어 등의 철학자가 20세기에는 선불교와 티베트불교.일본불교가 요즘 세대에는 기성종교의 틀을 흔드는 새로운 흐름이 대세다. 이런 시대에 원불교와 원다르마센터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경산(耕山.71) 장응철 종법사는 법문을 하며 주장자로 바닥을 '꽝!' 내리쳤다.
"정신을 개벽해야 평화로운 세계를 만든다. 정신이 뭔가. '쿵'하는 이 소리를 듣는 이가 누구인가. 그 주체가 누구인가. 그 소리를 듣는 이가 바로 여러분의 정신이다. 순수하고 물들지 않는 부처님의 마음이다. 그게 여러분의 조물주다. 그 조물주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정신이 개벽 될 수도 있고 정신이 피폐해질 수도 있다. 물질문명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정신개벽을 이루어 평화세계를 이루는데 원불교가 앞장서고자 한다."
장응철 종법사는 오는 16일 LA 굿사마리탄 병원 강당에서 법회를 가진다.
콜롬비아 카운티 = 글.사진 백성호 기자
원불교=소태산 박중빈이 1916년 창시한 한국의 새로운 종교. 불교의 생활화.대중화.시대화를 추구한다. 우주의 근본 원리인 일원상(一圓相 즉 ○의 모양)의 진리를 수행의 표본으로 삼는다. 현재 세계 20개 국에 진출했다.
원다르마센터(wondharmacenter.org)=원불교 미주총부법인. 2010년 종교.영성 방면의 건축디자인상을 수상한 토머스 한라한(프랫 인스티튜트 건축학과 학장) 교수가 설계했다. 조경은 호암미술관 영종도 신공항 등을 디자인한 ㈜서안 정영선 대표가 맡았다. 선(禪)실과 직원 숙소 행정동 게스트하우스 등 5개 동으로 구성됐다. 태양열.지열 등 그린에너지로 모든 전기를 공급한다. 다르마(Dharma.法)는 진리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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