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베이와치(Baywatch)’가 막을 내린다.
89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11년동안 무수한 섹시스타를 배출했던 ‘베이와치’는 5월 21일 고별방송을 끝으로 황혼 속으로 사라진다.
종영결정의 가장 큰 원인은 TV 드라마가 극심한 경쟁 속에 갈수록 작은 시장으로 세분화되면서 판매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 제작자 브라이언 해리스는 “여전히 인기는 있지만 끝낼 때가 됐다”며 “모든 것엔 생명의 사이클이 있고 우린 ‘베이와치’가 생명을 다 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말리부 해변을 배경으로 생명구조대들의 활약과 우정, 사랑을 다룬 드라마는 캘리포니아의 독특한 생활방식을 소재로 했다. 담요를 펴놓고 선탠을 하거나 비키니를 입고 바닷가를 활보하는 것이 일상생활인 문화를 드라마로 만들어 성공했다.
당연히 드라마의 핵심은 여자 주인공들. 다른 어느 곳보다 육체적 매력을 중시하는 캘리포니아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여배우들은 하나 같이 깊게 파인 빨간색 비키니로 풍만한 가슴과 날씬한 몸매를 과시했다. 이 드라마가 배출한 여배우들은 파멜라 앤더슨을 비롯해 카멘 일렉트라, 야스민 블리스, 지나 리 놀린, 다나 데리코, 안젤리카 브리지스 등 섹시 스타 일색이었다. 출연시간의 대부분을 비키니 차림으로 연기해야 하는 탓에 몸매 하나로 승부해야 하는 여배우들에겐 최고의 등용문이었다.
학계에선 ‘베이와치’를 70년대말∼80년대 극성기를 이룬 눈요기 드라마의 마지막 후계자로 해석한다. ‘미녀 3총사(Charlie’s Angels)’, ‘사랑의 유람선(The Love Boat)’, ‘환상의 섬(Fantasy Island)’ 등으로 대표되는 눈요기 드라마는 90년대 들어와 쇠퇴의 길을 걸었다. NBC가 두번째 해부터 ‘베이와치’ 제작을 포기해 결국 신디케이트에 넘어갔던 것도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런 면에서 ‘베이와치’의 인기는 눈요기 드라마의 마지막 잔영으로 평가된다. 21세기의 초입에 들어와 결국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과거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눈요기 드라마의 특징은 졸면서도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스토리와 보기에 즐거운 예쁜 배우와 화면. ‘베이와치’가 비평가들에게는 ‘바디 와치(Body Watch)’로, 팬들에게는 ‘베이브 와치(Babe Watch)’로 불린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단순함은 100개국에 수출되는 인기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사인펠드(Seinfeld)’ 같은 드라마와 달리 미국을 알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베이와치’는 전세계에서 성공을 거둔 몇 안되는 드라마의 하나다.
전세계적 인기를 바탕으로 99년부터는 무대를 하와이로 옮겼고 호주와 일본 등 외국 로케이션 촬영을 시도했지만 인기하락을 되돌려 놓지는 못했다. 특히 하와이는 관광 홍보 등의 효과를 노려 ‘베이와치’ 촬영을 유치했지만 2년도 채우지 못하고 종영되면서 적지않은 실망과 손실을 경험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