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과 '카톡'하는 목사…앞서가는 교협 만들겠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 신임 회장 변영익 목사
변영익 목사는
▶1945년 5월24일 강원도 홍천 출생
▶안양대학교(구 대한신학교) 신학과 졸업 풀러신학교 목회학 박사
서울기독교대학 철학박사
▶벧엘장로교회 창립 담임목사(1977~현재)
▶부인 변춘화(63) 1남2녀
-남가주 개신교계 대표가 된 소감은.
"역시 마음이 무겁다. 여러가지로 내년은 중요한 때다. 한미 양국 대선이 있다. 교회들의 경제적 사정이 밝지만은 않다. 교협도 재정이 부족한데 할일은 많다. 회장단이 발품을 더 팔아야 한다."
-내년 운영 방침은.
"2가지다. 도움을 주는 교협 다함께 참여하는 교협으로 이끌겠다. 그간 교협은 각 교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해 '교협이 한 일이 뭐냐'는 비난을 들었고 각 교회의 참여를 이끌지 못해 대표성을 잃었다. 바꿔야 한다."
-어떻게 바꾸려고 하나.
"앞으로 '정치 목사'들은 중용하지 않겠다. 자격없는 일부 목회자들이 판을 짜고 정치를 한다. 지각있는 사람들은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흙탕물에 누가 발을 담그겠나. 대신 참신한 인물을 세워 교협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등돌린 교회들의 참여를 독려하겠다."
-교협 재정 적자가 되풀이 된다고 들었다.
"지금은 이사장과 회장이 재정을 충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적인 방법이지만 부작용이 크다. 작은 교회 목사는 회장이 될 수 없는 구조다. 회비를 내는 '회원 교회'를 확보해 재정도 마련하고 작은 교회 참여도 유도해야한다."
-구체적인 방안은.
"각 교회별로 실정에 맞게 회비 지원을 요청하겠다. 예를 들어 작은 교회는 1000달러를 낼 수 없지만 100달러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나. 회원 교회 100개 확보와 10만달러의 예산 마련이 목표다. 내부적으로는 부회장들의 솔선수범을 독려하겠다. 1000달러 회비를 내지 않는 부회장들이 있다. 목사들이 왜 약속을 안지키나."
-내년 사업 계획은.
"원칙은 적자가 뻔한 전시성 행사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번 행사하면 광고비만 4000달러 이상 든다. 예산 마련 없이 행사도 없다. 대신 큰 돈 안들이고 품을 팔아 사업을 하겠다. 예를 들어 LA 커뮤니티 전체가 참여한 합동 광복절 행사를 열겠다. 이해 관계때문에 여러곳에서 행사가 나눠져 열리는 것이 안타까웠다. 교협이 중재한다면 한자리에 다 같이 모일 수 있지 않겠나."
-내년은 정치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미 양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다. 특히 한국 대선에서는 미주한인들이 참정권을 행사하게 된다. 교협의 역할은.
"선거철에 목사가 설교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과 지방색이다. 하지만 투표권 행사에 대해서는 목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교회는 가장 파워있고 쉽게 투표권리를 독려할 수 있는 단체다. 교협에서는 내년 참정권 지원에 발 벗고 나설 계획이다."
-지난 6일로 담임 교회가 창립 35주년이라고 들었다. 감회가 남다를텐데.
"(막힘없이 인터뷰에 응하던 변 목사는 눈시울을 붉힌 채 한동안 말을 못했다)나는 성공한 실패자다. 35년간 내가 개척한 교회의 담임 목사로 사역했다. 한번도 교회 내부에 문제도 없었다. 이만하면 성공한 목회자 아닌가.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평생을 바친 교회를 대형교회로 키우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부끄럽기도 하다."
-35년전과 지금의 한인교회를 비교한다면.
"76년 이민온 직후 우리 가족만으로 교회를 시작했다. 남가주에 한인교회가 100개가 안될 때다. 당시는 교회가 한인사회의 중심이었다. 교회에 가지 않으면 사람을 만날 수 없었고 직업을 구하지 못했고 돈도 벌지 못했다. 지금 교회들도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당시보다는 많이 사회 중심에서 멀어져 있다."
-목사님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나.
"내가 개척한 70년대에는 당시 대한항공 LA편이 1주일에 한번 내리고 뜰때였다. 그날만 되면 나는 공항에 나가 아무에게나 픽업을 해주겠다고 했다. 교인 만들 욕심에서다. 그런데 픽업한 뒤가 문제다. 아파트를 구해줘야하고 개스 수도 전기 전화를 개설해줘야 했다. 자녀 학교 알아봐주고 운전면허까지 도와줬다.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당시 목사들은 다 그렇게 헌신했다."
-회장이 고령(66세)이라서 교협이 세월을 거슬러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괜한 걱정이다. 평생 나는 다른 목사들보다 한발 앞서왔다. 남들이 손으로 설교 원고 쓸때 난 타자쳤고 남들이 타자칠 때 난 컴퓨터를 사용했다. 지금은 교회 홈페이지를 내가 직접 관리한다. 스마트폰도 100% 활용하고 있다. 교인들과 카톡(카카오톡)으로 대화한다. 내 나이에 카톡하는 목사 봤나? 나는 뒤쳐지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약속한다. 내년에는 앞서가는 교협이 될 것이다."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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