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맛집을 찾아](45) 스위스 산장같은 ‘록’

Los Angeles

2001.02.21 10: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마리나 델 레이의 ‘록 (Rock)’은 유럽과 남미는 물론, 요리사인 로켄와그너가 장모의 비법을 전수 받은 한국 요리, 갈비까지 맛볼 수 있는 국제적인 감각의 레스토랑이다.

룩베송의 그랑블루를 떠올리게 하는 깊디깊은 파랑, 그리고 식욕을 자극하는 노랑, 오렌지색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실내 공간이 분위기 있고, 벽에는 마치 박물관처럼 조명기구를 이용한 작품 전시공간을 마련해 놓아 식사를 하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기쁨을 선사한다.

록의 한 가운데에는 각국에서 수집한 뻐꾸기 시계와 장식품들로 꾸며진 별도의 나무로 만들어진 공간이 있어 알프스의 산장처럼 아늑하다. 아직 지어진 지 오래지 않아 나무 향기가 폴폴나는 이 다이닝 공간은 생일 파티 등 개인적인 모임을 더욱 특별하게 해준다.

록에서 맛볼 수 있는 특이한 요리 가운데 하나는 퐁뒤. 에몽딸 치즈와 화이트 와인을 냄비에 넣고 녹여 만든 클래식 스위스 치즈 퐁뒤(Classic Swiss Cheese Fondue)는 스키 타고 난 뒤, 산장의 벽난로 앞에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먹던 맛을 기억하게 해 냄새만 맡아도 마음이 훈훈해진다. 퐁뒤는 하루 앞서 6인분 이상만 예약을 받는다.

록의 전채 요리는 음식 백화점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다. 멕시코 요리인 또띠야 수프, 이태리 요리인 칼라마리 튀김, 한국식 만두 튀김은 수지즈 팟스티커 (Susy's Potstickers)라는 이름으로 올라와 있었다.

피망 볶음과 폰티나 치즈, 그리고 훈제 햄으로 안을 채운 콘 그레페 (Corn Crepes)는 멕시코와 프랑스가 접시에서 만나 좋은 궁합을 이룬 작품.
피자와 비슷한 차바타 (Ciabatta)는 오븐에서 갓 구운 바삭바삭한 반죽 위에 웃기로 얹혀진 신선한 소재들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칼라마리 차바타(Calmari Ciabatta)는 아직 채 익지 않은 오징어가 얹혀진 것이 속초의 어느 허름한 횟집에서 먹던 한치 회를 떠올리게 한다.

보기는 시커멓지만 맛은 삼삼한 것이 물 프리타(Moules Frites). 화이트 와인에 조리한 홍합에 파마잔 치즈, 트러플 오일로 맛을 낸 프렌치 프라이와 함께 나오는데 파리의 하늘 밑, 비스트로에서 먹었던 것 못지 않다. 리코타 라비올리와 함께 내 오는 새우 그릴
(Herb-Marinated Grilled Shrimp)은 어딘지 모르게 청국장 냄새나는 가재 소스와의 조화가 훌륭하다.

우아한 서양식 식당에 서면 괜시리 움츠러들던 우리들의 어깨를 활짝 피게 만드는 갈비 스테이크 (Korean Marinated Flank Steak), 나파 김치 (Napa Kim Chee)와 끈끈한
밥(Sticky Rice)이 함께 나온다는 설명을 대하니 반갑고 묘한 감흥에 젖게 된다.

이외에도 겨울철, 동구 유럽을 여행할 때 추위에 떨던 몸을 덮여 주었던 굴라쉬 스프 (Beef Goulash)도 록의 독특한 먹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록의 점심은 월∼금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 저녁은 월∼토,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다. 전채 요리는 6∼11달러, 메인 코스는 14∼20달러 선.

가는 길은 405번 남쪽에서 90번 서쪽방면으로 가다가 Lincoln에서 나와 우회전한 뒤, Maxella에서 다시 한번 우회전하면 된다.
주소:Villa Marina Marketplace 13455 Maxella Ave. Marina Del Rey, CA 90292, 전화:(310) 822-8979.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