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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귀재 소로스·로저스도…세계 농지 매입에 열 올린다

Los Angeles

2011.11.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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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가격 1200%↑
거품 가능성 우려 목소리도
전 세계 농지로 돈이 몰리고 있다. 투자 행렬의 선두에는 '헤지펀드계의 전설' 조지 소로스와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도 끼어 있다.

투자 베테랑인 이들이 농지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단 하나. 농지의 투자 수익률이 월등하게 높기 때문이다.

전국부동산수탁자협의회(NCREIF)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농지 가격은 1200% 급등했다. 소로스가 금을 대거 처분하고 농지를 사들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인구 증가와 식량난 등이 농지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기대로 시장에서는 농지 대신 관련 기업을 매개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농지 투자의 거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비관론자들은 2000년 이후 지속된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끝나면 농산물 가격이 떨어져 농지 가격도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농지가격 2000년 이후 1200% ↑

15일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주요 곡물 산지인 중서부지역 농지 가격은 지난 2.3분기 25% 올랐다. 분기 기준으로 1977년 이후 최대폭이다.

미국의 투자용 농지 가격을 반영하는 NCREIF의 농지수익률지수는 1992년 이후 2001년 4분기에 단 한 차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같은 해 일어난 9.11테러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농지 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른 것은 희소성이 높아져서다.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농지는 제한돼 있는데 그마저도 온난화와 사막화 도시화 등에 위협받고 있다.

인구 증가와 식량난도 문제다. 유엔은 앞으로 식량 물가상승(인플레이션)률이 연간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약세로 인한 상품가격 급등세도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농지는 위험회피(헤징) 수단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농지는 금과 달리 임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작지로도 쓸 수 있다.

▶1970년대 농지 거품 재현 우려

하지만 일각에서는 농지 투자 과열을 우려하고 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향후 10년간 유력한 거품 후보로 농지를 지목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는 농지 투자 과열에 대한 그의 경고를 받아들여 농지시장 조사에 착수했다.

실러가 예견했던 금융위기의 발단이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재현을 우려한 것이다.

더욱이 미국은 이미 농지 거품 붕괴를 경험했다. 미국의 농지 가격은 1976년 전년 대비 28%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가 1980년대 초 급락했다.

프런티어 팜 크레디트 최고경영자(CEO)인 더그 호프바우어는 "지금의 농지시장은 당시와 같은 상황의 전 단계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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