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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11월의 당신

New York

2011.11.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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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영(뉴저지)
걸어서는 갈 수 없는 곳

그곳에는 11월에 꽃이 핍니다

낮에는 눈부신 햇살이 낮게 내려오고

촛불 일렁이는 밤에는

간간히 거룩한 노래 소리도 들립니다



겨울의 시린 눈발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내려앉던 밤

그 환한 곳 찾아가던 당신의 두 눈은

너무나 어둡고 불안해

우리는 쉽고 가벼운 말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낯설고 어려운 표정만 찾고 있었습니다

그저 한 세월 살아냈다고 말하던

당신의 멍들고 해진 손

나무토막같던 그 세월 두어번 쓰다듬고

시리고 캄캄한 허공을 지나오는 동안

당신도 길 찾아 떠나셨습니다



멀고 아득해

눈 뜨고 찾아갈 수 없는 곳

따뜻한 바람 불어오는 11월의 언덕에서

흰 모자 쓰고 들꽃으로 돌아오는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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