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박형은 목사 취임 4개월만에 '회복한 부흥'

눈물이 밑거름 되어…다시 꽃피는 동양선교교회

'젊은 교회'로 변신
1세 중심서 열린·영어 예배로
앞니 빠진 틀니낀 목 사님
보다 쉽게 설교하려 바보 자처
더 이상 교회에서 소송 없다
내가 묵묵히 섬기면 다시 화목


동양선교교회가 다시 일어서고 있다. 지난 2년여에 걸친 내분의 아픔을 털어내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7월 제 5대 담임으로 취임한 박형은(48) 목사의 과감한 결단력과 겸손이 교회를 빠르게 치유하고 있다. 취임 당시 박 목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회 회복을 위해서) 내가 많이 울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4개월만에 박 목사의 눈물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 1000명 아래까지 떨어졌던 출석교인 수는 1500명으로 다시 늘었다. 50% 성장에 머무르지 않고 박 목사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보다 빠른 상처 회복을 위해 선택한 또 다른 돌파구는 '젊은 교회'로의 변신이다.

추수감사주일을 맞은 지난 20일 이 교회는 41년 역사상 일대 개혁을 단행했다. 종전 3부까지 편성됐던 1세 중심의 예배를 1 2부 2차례로 줄이는 대신 주요예배인 11시 3부를 '열린예배'로 4부를 '영어예배'로 교체했다.

박 목사는 "건강한 1세의 영성위에 2세 3세 청장년들과 타인종 성도들을 교회로 이끌어내기 위한 변화"라고 소개했다.

특히 박 목사는 4부 예배에서 직접 영어로 설교했다. LA인근 대형교회중 담임목사가 매주 영어로 설교하는 교회는 이 교회가 유일하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스패니시 포르투갈까지 4개 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박 목사의 강점을 살린 전략이다.

개혁 첫날인 20일 영어 예배 분위기는 뜨거웠다. 비가 퍼붓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예배당에는 500여 명의 2세 젊은이들이 모여들었다. 이전 주 영어예배 참석자는 76명에 불과했다. 한 주 만에 6배가 넘는 2세들이 예배당을 메운 것이다.

이영송 장로는 "150명만 와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초 목표보다 3배 더 많은 청년들이 참석했다"면서 기대 이상의 열기에 기뻐했다.

이날 회복(Restoration)으로 시작된 찬양 끝에 박 목사는 캐주얼한 복장으로 강단에 섰다.

첫 영어 설교에서 박 목사는 2세 청년들을 위해 삐에로를 자처했다. 설교 중 앞니 빠진 틀니를 낀 채 실없이 웃고 교회 이름을 빗댄 실 없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설교를 보다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바보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우리 마음의 내용물(Content of Our Heart)'라는 이날 설교에서 박 목사는 겉모습 보다 '속사람'을 가꾸라고 청년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좋은 인상을 주려고 속내를 감추는데 너무 바쁘다"면서 "내 안에 있는 믿음을 겉모습만큼이나 가꾸려고 노력하고 있는가"하고 회개를 주문했다.

예배에 참석한 데이빗 권(36)씨는 "2세 일본인인 아내와 세 살 난 딸과 함께 영어로 예배볼 수 있는 교회를 찾고 있었다"면서 "목사님의 소탈한 설교가 인상적이다. 이 교회에서 우리 가족이 신앙의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회의 변화는 이미 지난여름부터 감지됐다. 지난 8월말 교회 대청소가 그 시작이었다. 토요일에 전 교인이 모여 그간의 아픔을 털어내려는 듯 종일토록 교회 안팎을 깨끗이 쓸고 닦았다. 그러더니 한달여만인 지난 10월1일부터 매일 총동원 새벽기도회를 시작했다. 성전을 청소한 뒤 기도로 마음을 닦아온 셈이다.

교회 안에만 머무르던 박 목사도 외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로즈보울에서 벌어진 다민족 대각성 기도대회에 참석해 한인 목회자 대표로 영어 기도를 맡았다.

안팎으로 교회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내분이 완전히 봉합된 것은 아니다. 지금의 당회를 인정하지 않는 일부 교인들은 여전히 매주일 예배당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 목사는 "소송을 하면 (시위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들 하는데 더이상 우리 교회에서 소송은 없다"면서 "내가 묵묵히 섬기면 언젠가는 교회가 다시 화목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었지만 시련을 통과한 동양선교교회는 봄을 맞고 있다.

글.사진=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