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이전에 추위가 있었어야 했습니다. 경제 침체로 모두 주머니를 최대한 쥐어짜지만 추수감사절은 최대 명절로 그동안 단단히 묶어놨던 돈을 좀 풉니다. 겨울상품은 가격도 있어 상인들에게는 겨울철 장사가 중요합니다. 준비한 겨울 상품들이 재고로 쌓일까 봐 걱정입니다.”
온풍기, 전기담요 등 추수감사절 대목을 기대했던 난방용품 판매 한인 업체들이 시카고의 이상기온에 고민이다. 3~4년 전만 해도 10월에 폭설이 내리거나 11월이 되면 시카고가 영하의 날씨로 꽁꽁 얼어붙었지만 예년과 달리 올해 11월은 초봄 같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난방용품 뿐만 아니라 의류·신발 및 잡화업체들도 매상이 예전 같지 못하다고 푸념이다.
시카고의 한 대형 의류 도매상 관계자는 “겨울이면 2번 큰 대목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추수감사절로 올해는 ‘공’쳤다. 다른 하나는 크리스마스다”라며 “적어도 크리스마스 10일 전에는 추위가 닥쳐야 올해 준비한 겨울 상품을 그나마 처리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넘으면 사람 심리가 곧 봄이 온다고 생각해 겨울 옷 구매를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의류업계 종사자들은 “한인업소들이 판매하는 옷들이 고급 품은 아니지만 레깅스, 쫄바지 등 여성들이 입는 겨울 옷은 무늬와 레이스 등이 달려있어 유행에 민감하다. 이렇게 판매가 저조하면 이익을 남기기보다 결국 할인에 할인을 거쳐 재고를 최대한 줄이는데 주력해야 할 판”이라며 “지난해 겨울 부츠가 유행이었다.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판단에 많은 업소들이 패션부츠를 들여놨다. 거의 판매가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대형 잡화 도매 관계자 역시 “창고에 쌓아둔 난방용품이 줄어들지 않는다. 전자제품이라 품질이 변질되거나 손상되지는 않지만 혹독한 겨울이 될 것이라는 일기 예보로 겨울 난방용품을 대거 주문했는데 이렇게 이상기온이 계속되면 자금 회전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침체와 날씨로 도매점이나 소매점 모두 힘든 시기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주말(26일) 시카고의 낮 최고 기온은 예년 11월 기온보다 12도나 높은 55°F까지 올라가 11월 기상 관측 이래 지난 141년 동안 18번째로 따뜻한 날로 기록됐다. 이번주도 낮기온은 40°F대로 영상의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밤기온은 25~35°F에 머물며 섭씨로 영하에 머물 것(32°F: 섭씨 0도)으로 관측됐다.
12월 2주간 기상예보에 따르면 낮과 밤 모두 영하(섭씨)에 머무는 날은 5일~8일까지 4일 동안이며 나머지 날들은 낮기온이 40°F대에 머물며 영하로 떨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