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 아기 사진을 찍으면서 ‘우리 아기 모델 한번 시켜볼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 마련이다.
주말마다 집 앞에 쌓이는 각종 광고물에 실린 어린이나 아기 모델들의 사진을 보면서 이같은 생각을 하다가, 주변 사람들이 “아기가 모델 시켜도 될 만큼 예쁘다”는 말을 몇 번 들으면 다음부터는 신문에서 아기 모델 모집 광고까지도 유심히 읽게 된다.
그러다보면 우리 아기도 모델로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대학 학자금을 미리 마련할 만큼 돈도 많이 벌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꿈까지 꾸게 된다.
과연 현대는 아기 모델이 많이 필요한 시대다. 이에 따라 광고 모델을 모집하는 에이전시들도 많다.
잡지나 광고에 등장하는 아기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모델이 되었고, 얼마나 돈을 벌고 있는 것일까.
뉴욕은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와 함께 미국의 4대 모델 시장 중 하나다. 중소도시에도 모델 에이전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적인 모델들은 대부분 이 4대 도시나 그 주변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뉴욕 지역의 아기들은 타도시 아기들에 비해 지역적인 이점이 있는 셈이다.
유명 모델 중에는 길거리나 버스, 쇼핑몰 등 뜻하지 않는 곳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발탁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먼저 에이전시를 찾아야 한다.
에이전시를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전화번호부를 뒤지는 것. 아기 모델만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를 찾는 것이 좋다.
뉴욕의 어린이 전문 대형 에이전시인 ‘키즈 파워(Kid's Power)’의 드류 라촐릭씨에 따르면 아기 모델을 필요로 하는 광고 시장은 엄청나게 크다.
예전에는 셜리 템플과 같이 귀엽고 깜찍한 얼굴이 인기였지만, 현대는 예쁜 얼굴보다는 개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남의 눈을 끌만한 개성을 지니고 사진을 잘 받는 아기라면 한번쯤 도전해 볼만 하다는 것이 라촐릭씨의 말이다. 특히 동양 아기와 같이 이국적인 개성을 지닌 아이라면 더욱 환영이라는 것이다.
다만 모델 에이전시의 문을 두드리기 전에 모델 생활의 빡빡한 스케줄과 그에 따른 피곤함을 견뎌낼 수 있는 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아기 모델 전문 에이전시들은 “어린이 모델의 성공 여부는 부모가 얼마나 헌신적으로 뒷받침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성인 모델과는 달리 오디션 참가에서부터 최종 사진 촬영까지 부모가 스케줄을 모두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극성 어머니라 하더라도 각종 스케줄을 제대로 챙겨주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기들의 경우 갑작스레 감기가 걸리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보채면서 사진 촬영에 지장을 주는 등,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많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30년 동안 어린이 모델을 다루어온 뉴욕의 로이 와인스타인씨는 모델이 지각을 하면 사진사 뿐만 보조 사진사,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아트 디렉터, 광고주 등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골탕을 먹게 되므로, 아기 모델 전문 에이전시들은 부모의 정성과 자세를 가장 눈여겨본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모델이 되는 첫 관문인 오디션 약속부터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자질이 아무리 풍부하더라도 발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웬만한 모델 에이전시는 일주일에 약 1천여통의 문의전화를 받는다. 아기를 모델로 만들고 싶어 문의를 하는 부모들에게 에이전시들은 대개 아기 사진 3가지를 우편으로 보내 줄 것을 요청한다.
아기의 얼굴 클로즈업 사진, 전신 사진, 포즈를 취한 사진이 그것이다. 포즈 사진의 경우 장난감이나 동물을 대동하지 않고, 모자나 특별한 분장, 의상 등을 착용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이는 아기를 직접 보기 전에 사진을 통해 일차 심사를 하기 위한 것이다.
사진 심사에서 잘 보이기 위해 돈을 들여 전문 사진사를 고용할 필요는 없다. 제대로 된 모델 에이전시라면 초점을 잘 맞춰 찍은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자질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찍은 스냅 사진 중에서 잘 나온 사진으로 몇 장 골라 보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라는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모습이 변하므로 한두 달만 지나면 너무 오래돼 참고할 가치가 없는 사진이 된다. 때문에 사진에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은 에이전시에서도 원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진을 우편으로 보내라고 하면 실제로 사진을 보내 오는 경우는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아기를 모델로 내세우고 싶어 의욕적으로 덤벼든 부모라도 첫 단계에서 이처럼 절반 정도가 기권을 한다.
사진을 심사한 뒤 에이전시의 직원들은 그 중에서 약 1백명을 뽑아 직접 면담 약속을 한다.
그러나 면담 장소에 나타나는 지망자 역시 절반 정도일 뿐 나머지는포기해 버린다.
이처럼 초기 단계에서 약속을 취소하거나 나타나지 않으면 모델이 될 자격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델이 되고 나서도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주일에 평균 1천건이나 전화를 걸어오는 모델 지망자의 수는 불과 50명 정도로 추려진다.
이 50여명은 매달 스냅 사진을 몇장씩 찍어 우편으로 보낼 것을 요구받게 된다. 이 단계에서도 꼬박꼬박 사진을 보내오는 경우는 다시 절반 정도로 줄어, 25명 정도만이 나날이 달라지는 아기의 모습을 매달 보내온다.
이 단계까지 가면 별 다른 문제가 없는 한 에이전시와 일년짜리 계약을 하고, 아기를 모델 후보로 등록시키게 된다.
그러나 에이전시의 모델 후보로 등록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 잡지나 광고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 모델을 최종 선발하기 위해서는 후보 중에서 또 다시 오디션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가서 보기(Go-See)’라고 부르는 이 오디션에서 최종 모델로 선정되기까지는 수많은 탈락과 실망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 정신적인 스트레스 역시 아기나 부모가 잘 견뎌낼 수 있는지 생각해 두어야 할 문제다.
모델로 최종 선발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탈락과 실망이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르며, 이 ‘가서 보기’ 오디션은 돈을 받는 자리가 아니므로, 시간적·금전적 손실 역시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고생한 보람이 있어 마침내 모델로 발탁돼 사진촬영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은 그다지 크다고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주간지에 기사와 함께 실릴 사진의 모델로 선정되었을 경우, 모델료는 시간당 약 60∼75달러가 보통이다. 사진 촬영에 몇 시간이 소요될지는 사진사와 아트디렉터가 의도하는 작업 내용에 따라 달라지지만, 짧게는 1시간 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고, 길게는 하루 종일 걸릴 수도 있다.
광고 모델의 경우에는 반나절에 6백달러, 혹은 하루에 1천2백달러 정도를 받게 된다. 잡지의 표지 모델로 선정된 경우에는 작업에 비해 돈을 그다지 많이 받지 못한다. 잡지의 표지 모델로 선정되면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심리적인 보상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운이 아주 좋으면 텔레비전 광고 모델이나 영화배우로 발탁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적게는 수천 달러에서 많게는 수십만 달러 짜리 계약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텔레비전 광고나 영화 출연의 경우에는 조건이 워낙 다양하므로, 출연료 역시 선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모델로 발탁되어 사진 촬영을 하고 모델료를 받는다고 해도 대학 학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만큼의 대가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워낙 모델로 발탁되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드는 데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모델료 역시 투자한 노력과 시간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모델료로 받은 총 금액의 20% 정도는 에이전시가 커미션으로 떼어가게 된다.
아기 사진 촬영 요령
그럴듯한 아기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전문 사진사를 찾아야 하는 줄 아는 부모가 많다. 그러나 가장 좋은 아기 사진사는 아기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다.
엄마는 아기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기들이 가장 경계하지 않는 사람이므로, 소위 1백만달러 짜리 표정이나 미소 등 순간포착을 하기에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모델 에이전시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엄마가 기억해 두어야 할 요령은 다음과 같다.
◇아기의 기분이 아주 좋아 보일 때 찍는다. 사진을 찍기 전에는 얼굴을 긁어 상처가 나지 않도록 그 전날 미리 손톱을 잘 깎아준다.
◇옷은 간단할수록 좋다. 단순한 디자인이나 단색의 옷이 사진 속의 아기를 더 돋보이게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의 일과를 사진에 담는다. 잠자는 모습, 노는 모습, 울고 웃는 모습, 목욕하는 모습, 껴안고 뽀뽀하는 모습 등 아기의 모든 면을 하루에 걸쳐 면밀하게 사진으로 담는다. 카메라를 항상 곁에 두고 있다가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카메라의 앵글을 여러가지로 잡아 촬영한다. 눈 높이에서도 찍어보고 아래에서 위로 쳐다보거나 아래로 내려다보는 앵글로도 촬영해 보면 의외의 모습을 담을 수도 있다.
◇배경은 간단할수록 좋다.
◇야외촬영의 경우, 그늘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 직사광선 때문에 강렬한 대조의 그늘이 질 경우에는 플래시를 사용해 촬영한다. 야외사진 촬영을 할 때 가장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은 이른 아침이나 해지기 2시간 쯤 전, 햇빛이 황금색을 띠고 있을 때이다.
◇될 수 있으면 가까이서 클로즈업으로 촬영한다. 클로즈업 사진을 찍을 때는 아기가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