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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기자의 장르 탐구] 뉴 이어스 이브(New Year's Eve)

Los Angeles

2011.12.0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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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속 달콤·씁쓸한 초콜릿' 같은 스토리 모음
지난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
뉴욕에 모여든 사람들 이야기
각기 다른 전개·화려한 캐스팅
단편들로 엮인 옴니버스 영화


세상엔 많은 사람이 산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장소 비슷한 상황에서도 이들의 사는 모습은 서로 다르고 그만큼 고유하다.

누구 하나의 이야기가 더 특별하지도 덜 특별하지도 않다. 그들의 이야기는 모두 똑같이 재미나고 똑같이 감동적이고 똑같이 슬프다.

영화 '뉴 이어스 이브(New Year's Eve)'가 사람들의 이야기에 접근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12월 31일 뉴욕의 타임 스퀘어. 세상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그 시간 그 장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화엔 담겨있다.

출산을 기다리는 부부도 카운트 다운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커리어 우먼도 있다.

그런가 하면 연인과 투닥거리는 록스타도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꼼짝없이 갇혀 버리는 불쌍한 청춘들도 있다.

영화는 모두에게 똑같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이들을 조명한다. 그리고 그들의 조각조각 난 이야기들은 다시 하나로 뭉쳐져 '뉴 이어스 이브'의 아름다운 큰 그림을 완성한다.

이 같은 형식의 작품을 옴니버스 영화라 한다. 하나의 주제나 내용으로 연결된 몇 가지 이야기를 한 편의 작품 속에 모아 놓은 형식의 영화를 뜻한다.

각 에피소드를 별도의 감독이나 연기자가 담당해 만들기도 하고 한 감독이 여러 배우를 기용해 서로 다른 이야기의 조각을 맞추기도 한다.

'뉴 이어스 이브'는 '귀여운 여인' '프린세스 다이어리' '런 어웨이 브라이드' 등을 만든 로맨틱 코미디의 명장 게리 마샬 감독이 처음부터 끝까지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동일한 형식의 영화 '밸런타인스 데이'로 재미를 본 그가 다시 한번 할러데이 시즌을 겨냥한 옴니버스 영화에 도전한 것이다.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화려한 캐스팅이다.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촬영 부담이 적으면서도 흥행이 용이하고 기억에 남는 유쾌한 이미지를 그릴 수 있는 옴니버스 영화 속 캐릭터들이 인기다.

특A급 배우들이 대거 옴니버스 영화들에 출연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뉴 이어스 이브'의 캐스팅도 화려하다. 로버트 드니로를 시작으로 애쉬턴 커처 사라 제시카 파커 잭 애프런 캐서린 헤이글 제시카 비엘 힐러리 스웽크 조시 더하멜 할리 베리 미셸 파이퍼 알리사 밀라노 시에나 밀러에 록스타 존 본 조비 힙합 뮤지션 루다크리스 등이 모두 '뉴 이어스 이브'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대표적 '옴니버스' 영화

▶ 러브 액추얼리

특정 시즌을 겨냥한 옴니버스 영화 붐을 일으킨 대표작.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여러 커플들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스케치북 사랑 고백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휴 그랜트 콜린 퍼스 리암 니슨 엠마 톰슨 출연.

▶ 사랑해 파리

아름다운 도시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 이야이기의 모음. 무려 21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나탈리 포트만 줄리엣 비노쉬 등 출연. 이후 '뉴욕 아이 러브 유' '도쿄' 등 비슷한 형식의 영화가 여럿 등장해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 중경삼림

90년대 중반 아시아권에 왕가위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시초가 된 작품. 실연당한 두 남자와 독특한 매력의 두 여자가 만나고 엇갈리고를 반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아름다운 영상과 강렬한 배경음악도 함께 화제를 불러 모았다.

▶ 오감도

성에 대한 다양한 인물들의 색다른 접근을 그리고 있는 한국형 옴니버스 영화. 장혁 배종옥 김수로 김규리 엄정화 황정민 김효진 등 무게 있는 배우들은 물론 송중기와 신세경 등 떠오르는 스타들의 풋풋한 러브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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