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J 기획:우리가 잃고 있는 것들-6 친절] 각박한 세상, 사라지는 배려
생활 속 작은 관심
따뜻한 사회 만들어
사우스베이에 살던 80대 백인 노인이 평소 자신을 가족처럼 대하며 친절하게 대해준 한인 여종업원에게 거액을 유산을 남겼다.
은퇴 후 혼자 살던 '척' 할아버지는 매일 아침식사를 위해 이 식당을 찾았고 대학 졸업 후 부모가 운영하는 이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을 돕던 큰딸은 이 할아버지를 가족처럼 대했다.
그리고 올 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는 그를 가족처럼 여겼던 식당 식구들 특히 매일 아침 그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던 박씨 큰딸에게 재산의 일부를 상속했다.
결코 흔치않은 이 이야기는 친절함이 어떻게 사람을 감동시키고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갈수록 각박해지는 사회에서 친절은 실종되고 있다. 슬픈 현실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정반대의 사례들이 더 많다.
주문을 해도 얼굴 한번 돌리지 않는 종업원 양보를 하지 못하고 눌러대는 차량 경적 도움을 필요로하는 다급한 상황을 외면하는 무관심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의 것을 지키기에 급급한 이기심….
아무리 바빠도 고객의 주문에 '네~곧 갑니다'라고 말하는 친절함 급하게 차선을 끼어드는 차량에 쿨한 손짓과 함께 차를 멈추어주는 친절함 마켓 계산대의 지루한 기다림이 끝나고 점원을 마주할 때 미소를 보이는 친절함 동전을 구걸하는 노숙자에게 적선을 하지 못하더라도 잔돈이 없어 미안하다고 말하는 친절함.
친절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다. 생활의 아주 작은 부분에서 조금의 관심만 기울이면 친절은 살아나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따뜻하게 해준다.
우리 속담에 '귀신도 떡 하나로 쫓는다'는 말이 있다. 친절과 배려는 사악한 상대방의 마음까지도 녹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세상살이가 각박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실종되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인간미가 살아있고 친절한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어 준다면 아무리 경제가 어렵더라도 세상은 살맛나는 곳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황준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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