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이 암살표적이 된 인물은 피델 카스트로(85.사진)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쿠바 현지 언론을 인용 "카스트로가 평생 가장 많이 암살표적이 된 인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전했다.
쿠바 정부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문서를 바탕으로 확인한 카스트로의 암살기도 횟수는 2006년까지 638회에 달했다. 저격은 물론 시가.음식에 독을 주입하는 방법 야구공에 폭탄을 내장하는 방법 등 수법도 다양했다. 638차례 모두 쿠바 정부가 사전에 정보를 입수해 실패에 그쳤다. 오랜 기간 쿠바의 정보기관장을 지낸 파비안 에스카란테는 최근 카스트로에 대한 암살 시도에 관한 책을 출판했다. 가장 위협적이었던 암살기도는 1961년 뉴욕 시내에서 카스트로를 겨냥한 폭탄테러 계획이었다. 가장 유명한 암살 시도는 밀크셰이크 사건이다. 매일 습관처럼 밀크셰이크를 마셨던 카스트로의 우유에 독약을 타 독살하려고 했다. 하지만 얼었던 우유가 녹으면서 독약의 약효가 떨어져 계획은 실패했다. 미국은 카스트로의 시가에 독약을 묻혀 암살하려 했으나 그의 금연 선언으로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미인계도 썼다. 마리타라는 이름의 카스트로의 옛 연인을 포섭해 그를 유인하려 했고 그녀를 카스트로 집에 들여보내 물병 속에 독약을 집어넣어 작전이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카스트로의 "보고 싶었다"는 고백에 옛 감정이 살아난 마리타는 카스트로 암살을 포기했다. 에스카란테는 "카스트로는 테러나 암살을 직감하는 능력이 있다"고 회상했다.
1976년부터 2008년까지 쿠바를 장기 통치했던 카스트로는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건재하다. 최근에는 현지 언론 기고를 통해 "(리비아 독재자)카다피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에 의해 암살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