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가정에서 약장(Medicine Cabinet)은 화장실 세면대 위 혹은 옆에 붙박이로 설치돼 있다. 약장에 있는 약 중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것을 그대로 갖고 있는 가정이 54%라는 통계가 나와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적어도 1년에 두 차례는 약장을 정리하여 정말 보관해야 할 것을 추려 두는 것이 가족건강 지킴이의 하나라고 조언한다. 약장에 일반적으로 넣어 두고 있는 물품 중에서 정리대상 품목은 어떤 것일까.
# 약
아이러니하게도 약장에 넣어 두면 안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약이다. 병에 담겼거나 은박지 포장에 싸여 있거나 일단 약은 약장에 두지 않는다. 이유는? 화장실은 항상 습기가 있는데다가 샤워를 하고 나면 열까지 더해지는데 열과 습기는 약의 효과를 유효기간보다 더 빨리 떨어지게 재촉하는 2대 요인이기 때문이다. 모든 종류의 약은 햇빛이 안 쏘이는 시원하고 통풍이 좋은 곳에 두어야 약효가 오래 지속한다. 물론 이때 아이들이 손닿지 못한 곳이어야 한다.
# 로션과 크림
화장을 지우는 클린징 크림을 비롯한 얼굴과 손에 바르는 로션 종류는 넣어 두어도 무관하다. 오히려 햇빛이 쏘이는 방의 화장대에 두는 것보다 변질하지 않게 보존할 수 있다. 뚜껑을 단단히 막아주면 된다. 화장실의 열과 습기가 유효기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아 안심해도 된다. 로션이나 크림의 유효기간은 변색하거나 농도(끈기)가 묽어졌거나 표면에 물이 고인 것으로 분별할 수 있다. 색과 농도가 그대로면 이상이 없음을 뜻한다.
# 피임약
피임약은 대부분 열과 습기에 영향받지 않는 특수 투명플라스틱 포장에 싸여 있기 때문에 화장실의 더운 열과 축축한 수분으로 인해 약효가 변질할 위험성이 거의 없다. 그래서 안전지대라 할 수 있다.
# 칫솔
놀랍게도 세면대 위에 놓는 것보다 약장 속에 넣어 두는 편이 훨씬 위생적이다. 이유는 건조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지만 화장실 안에 있는 여러 세균으로부터 일단 차단 되기 때문이다. 건조를 돕기 위해서 칫솔질을 마친 후 칫솔을 충분히 털어 물기를 제거한 다음에 약장 속에 넣을 것.
# 족집게면봉 화장용 가위
대부분 위의 세 가지를 한 곳에 몰아 약장에 넣는데 따로 따로 떨어져 넣는 것이 중요하다. 족집게는 눈썹 등 우리 피부 깊숙한 곳에 사용된다. 또 가위 역시 자칫 피부에 생채기를 낼 수 있다. 면봉은 귓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물품이다. 서로 맞닿게 놓으면 균이 옮겨 붙어 비위생적이다. 따로 따로 넣되 족집게와 가위는 한번 사용할 때마다 비누로 닦아 깨끗하게 세척한 다음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용할 때 피부 속으로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향수
향수를 보관하는데 적소가 약장이다. 대부분 향수는 알코올에 향을 내는 기름을 녹여 제조하기 때문에 보존기간이 길고 화장실처럼 열과 습기가 있는 곳에서도 오래 효과가 지속한다. 본래의 향에 조금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