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글마당] 카르페 디엠*

조성자(시인·뉴저지)

치기로 살았던 날들은

히죽히죽 멀어져 간다

최후의 결전처럼 살아본 적 있는가?

계절의 나들목

휘어진 차선을 뚫고 나오는

마음이 밀어올린 생각

생각이 밀어내린 마음

잠시 충돌한다

그대에게 다가가는 일에 몰두했더라면

장미를 모으는 일**이 되었을까?

충돌은 여운만 남긴다

꽃을 잃고 대궁만 남은, 그래서

대궁이 받아내야 하는 볕이 더 무지막지한

이 가을의 레퀴엠

서사는 새로 시작 되지 않는다

꽃 진 자리에, 허물어진 자서 위에

진을 구축할 뿐이다

비만의 날들을 통과해 여기에 이른

여윈 오늘의 등뼈를 무두질하며

나는 그대에게로 간다.



*카르페 디엠: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 ‘송가 I-XI’ 의 마지막 부분 ‘오늘을 잡아라’라는 뜻.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89)에서 인용되어 더 유명해졌다.
**장미를 모으는 일: 영국 시인 로버트 헤릭의 시 ‘처녀들에게’ 에서' 할 수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모으라”라는 구절.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