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몬트 애비뉴와 올림픽 블러버드. LA한인타운의 중심 상권 중 하나인 이 지역은 LA한인타운의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도 하다. 올림픽과 윌셔길 사이 버몬트 애비뉴 선상에 자리한 장수 한인 업체들이 그 역사의 산 증인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들이 즐겨 찾는 식당에서부터 이발소와 떡집, 종교서적 전문 서점과 약국 등이 자리한 버몬트 애비뉴를 찾아봤다.
이 지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LA한인타운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 마켓인 한남체인이다. 지난 1988년 6월17일 LA매장을 오픈한 한남체인은 지난 1992년 LA 4.29 폭동을 헤쳐나와 한인 사회에 각별한 의미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한남체인 대각선으로 맞은편에는 24년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새한여행사’가 있다. 지난 1987년부터 문을 열었으니 햇수로 무려 24년이다. 이 업체의 정명신 대표는 “새 건물이 들어서면서 오픈했으니, 세월의 무게만큼 노하우와 경륜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여행사”라고 소개했다.
같은 쇼핑몰 1층에는 타운에서 미주 한인 사회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순두부의 원조 격인 베버리 순두부가 있다. 이 업소 역시 1987년도에 오픈했다. 입구 벽면이 나무로 꾸며져 마치 어는 산속 산장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로스앤젤레스 매거진도 인정한 맛집인 베버리 순두부는 밤 10시 30분까지 영업을 하지만 평일 저녁이라 해도 한인은 물론 비한인 손님들까지 어김없이 줄을 서야 할 만큼 LA일대의 맛집으로 자리잡은 업소이다.
버몬트와 올림픽 코너에 위치한 쇼핑몰에는 2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 온 한인 업소들이 다수 위치해 있다. 대표적 업소는 55년 경력의 박광웅(70) 이발사가 운영하는 무교동 광일 박광웅 이발관. 20년 넘게 이 곳을 드나드는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중학교 때부터 이발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박씨는 “어려운데도 한결같이 찾아주는 고객들 덕분에 많은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짬봉으로 유명한 신흥루와 24시간 영업하는 한식당 낙원, 호돌이 분식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낙원의 셀리 양 사장은 “처음 오픈할 때부터 24시간 영업을 했다. 다양한 메뉴를 부담없이 언제든지 먹고 갈 수 있어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라며 “요즘은 타인종 고객들이 절반 이상”이라고 전했다.
올림픽과 버몬트 북서쪽 코너 상가에 위치한 종교서적 전문 서점 ‘생명의 말씀사’는 지금 자리에서 오픈한지는 4년밖에 안됐지만 한인타운 내에서 있어 온지는 무려 30년이다. 취급 품목이 늘어 이곳으로 확장 이전 했는데, 판매되는 책 종류만 30만권이 넘는다. 특히 영어 종교관련 서적들이 많아 타인종 고객도 지난해 보다 30% 늘었다는 게 이효숙 사장의 설명이다. 영원한 베스트 셀러는 역시나 성경책. 이 서점에서 성경책을 구입하면 이름을 새겨 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기독교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
버몬트 애비뉴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올드타이머들이 많이 찾는 나성백화점, 청담동 스타일의 구이집으로 유명한 박대감 및 전통의 순대 전문점 아바이 순대가 있다. 여기서 2블록을 더 올라가면 수원갈비가 있다. 한국 수원갈비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갈비의 질과 맛에 자부심이 강해 많은 무제한 구이집들이 가격과 고기 질을 낮출 때도 굴하지 않고 품질을 지켜왔다. 멕시코에서 만든 천연 참숯으로 구워낸 갈비 맛은 타인종 고객의 입맛까지도 사로잡아 실제로 비한인 손님이 전체 손님의 70%를 차지한다는 게 업소 측 설명이다.
8가와 버몬트 코너의 상가에 위치한 마틴 약국은 올해로 28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틴 김 사장이 시작해 20년을 영업한 뒤 8년 전 그의 매제인 제임스 김씨가 이어받어 운영 중이다. 주 고객층은 단골 할머니·할아버지들. 그렇기에 이 약국에서는 매달 필요한 노인 버스 탭 카드 입력 서비스와 머니오더·머니그램 발행 서비스도 찾을 수 있다.
이외에도 이태리 안경(32년), 한인타운 원조 중식당 용궁(31년), 한정식 전문 식당 용수산(13년), 회덮밥으로 유명한 어원(11년), 빅베어 농축 흑염소(28년), 보쌈으로 유명한 한식당 고바우(28년), 건강떡집 산수당(15년)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인업체들이 자리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