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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죄송하고, 애들에게 창피하고

Los Angeles

2012.01.0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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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적으로 담배가 받지 않는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다.

희뿌연 담배연기 하루종일 막힌 듯한 목구멍도 답답했다. 그러나 지난 8년 동안 한 번도 금연을 시도해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담배 한 개비는 팍팍한 직장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단 하나의 사치이자 위로였다.

한 모금 깊게 빨아들여 내뱉을 땐 다그치는 상사와 말 안 듣는 후배들이 잊혀졌다.

하늘로 피어올라 가는 하얀 연기가 자유로워 보였다.

신문에서 아무리 폐암 걸린다고 떠들어도 걱정하지 않았다. 담배를 얼마든지 제어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 많이 피우는 편도 아니니까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끊지도 못하면서 매해 1일마다 '금연'하고 쓰게 써붙이는 사람들의 행위가 우스꽝스럽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끊고 싶으면 새해까지 기다리며 '몰아 피는' 짓은 피해야 한다.

사실 담배처럼 낭만적인 물건은 찾기 힘들다.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문 반항아 제임스 딘과 체 게바라 그리고 수많은 사연의 예술가들까지.

"우리는 담뱃갑 속에 있는 담배를 꺼내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의식과 그리고 우리의 폐를 통과하여 코를 킁킁거리게끔 만드는 그 희한한 연기가 힘 있는 마력을 가지고 세계를 유혹하고 지배해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는 장 콕도의 말을 이해하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담배를 끊기 힘들 것이다. 이것은 삶이고 5분의 기도다.

언젠가부터 담배 필 곳도 피는 사람도 확 줄었다.

집 대문만 열면 달려나와 볼을 비비던 네 살배기 딸이 "아빠 또 담배피웠어?" 하며 뽀뽀를 피한다.

지난 크리스마스 오랜만에 뵌 어머니가 외삼촌들 앞에서 "저것이 담배꽁초나 빨고 연기 먹는다는 생각만 하면 내가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난다"라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괴로웠다. 나이 사십 넘어 아직도 어머니께 걱정만 끼쳐드리는 것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독자 투고에서>

담배 피울 때 커피마시면
커피 끊어야 '금연 성공'


커피를 마실 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금연하려면 커피 자체를 멀리해야 한다.

직장동료들과 담배를 피우면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습관이 되면 담배를 피우는 것 자체가 '담배+커피+동료들과의 이야기'처럼 하나의 연결고리를 이루어 기분을 나아지게 하기 때문에 이를 끊어야지만 금연에 성공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캔사스대 매튜 팔메티어 박사는 "금연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니코틴의 중독만 문제 삼았는데 이는 한쪽으로만 치우친 것"이라며 "담배뿐만 아니라 담배를 피우면서 같이 하는 행동 즉 커피와 같이 연관된 행동을 끊어야 금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가 스위치를 건드리면 니코틴을 흡입할 수 있도록 장치한 방을 마련했다.

그런 뒤에 한 쪽 방에서는 이 상태에서 쥐의 반응을 살폈고 다른 쪽 방에서는 쥐가 스위치를 건드렸을 때 추가로 전등이 꺼졌다가 몇 분 뒤에 다시 전등이 켜지게 설계한 뒤 쥐의 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니코틴 흡입과 동시에 전등의 불이 깜빡이도록 만든 곳의 쥐가 스위치를 더 자주 자주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니코틴 외에 전등이 깜빡이는 것과 같이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것이 더 있을 때 쥐가 스위치를 더 눌렀던 것.

연구진은 이 실험 외에도 쥐에게 니코틴을 흡입하게 한 뒤 설탕물과 같은 단맛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관찰했다.

그 결과 니코틴을 흡입한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설탕물을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코틴이 설탕물이 더 맛있다고 느끼게 해줬던 것.

팔메티어 박사는 "이 실험을 통해 쥐에게 뭔가 보상작용이 있을 때 쥐는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쥐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담배를 피우면서 커피 등과 같이 연관된 행동에 대한 보상작용이 있기 때문에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것으로 설명했다. 따라서 이 연결고리를 끊어야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충동적 '금연'이 성공
계획하면 3%에 불과


금연에 성공하려면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충동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대 건강심리학과 로버트 웨스트 박사팀은 적어도 한 번 이상 금연을 시도한 흡연자 918명과 금연에 성공한 사람 996명의 금연 방법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의학지에 발표했다. 조사결과 약 50%가 사전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금연을 시도한 적이 있었으며 금연 기간은 6개월 이상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약 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금연 치료제 및 보조제를 출시하는 제약회사들에 따르면 알약을 먹을 경우 12주 금연성공률은 약 60%, 피부에 붙이는 패치와 껌, 사탕은 15~20%였다.

웨스트 박사는 “이번 결과는 아주 작은 요인일지라도 긴장이 발생하면 극적인 효과가 발생한다는 파국이론(catastrophe theory)에 비유할 수 있다”며 “흡연자들이 어느 순간 담배를 혐오하게 되면 금연 욕구에 대한 긴장이 발생하고 결국 금연에 성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스턴대 사회행동과학 전문가 마이클 시젤 박사도 “계획을 세운 금연은 단계적으로 실천해야하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적고 성공률도 낮다”며 “반면 충동적인 금연은 긴장감과 동기부여를 극대화 시켜 성공률을 높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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