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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산길

New York

2012.01.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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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언덕/영랑문학상 본상 수상
어느새 창 밖에

가을이 찾아와 손짓한다

빨갛게 노랗게 단장했을

잎들이 보고파 나선 산길

목이 타던 긴 여름

남쪽 캘리포니아

좁은 등산로엔

먼저 가을이 와있었다

반쯤 옷을 벗은 나무들

이름 모를 길가의 잡초들

부지런히 씨앗 키워

대 이을 다른 삶 준비하는데

갈증에 허덕이던 긴 고통도

이젠 추억이 될 귀향길



가벼울수록 떠나긴 쉽겠지

모두가 하나 둘 버리고 있는 산길

이렇게 한 계절 지나는 길목에

더 버리자 더 작아지자

내가 만든 씨앗은 어떤 것인지

생각은 깊어가는 호수

내려오는 산길 바람만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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