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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조율(調律)

Los Angeles

2012.01.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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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건용 목사 / 나성향린교회
사람의 '자기이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많지만 과학 지식의 발달도 그 중 하나이다.

특히 우주가 얼마나 광대한지를 알게 된 이후에 사람의 자기이해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지금도 미국에는 태어나서 한 번도 자기가 태어나 살고 있는 주(州) 바깥에 나가보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지구촌시대에 부자나라 미국에 이런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란다.

미주 한인은 태평양 건너 이곳까지 왔으니 그들보다 훨씬 광대한 세상을 경험한 셈이다.

죽을 때까지 자기 마을을 벗어나본 적이 없는 사람과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는 사람의 자기이해는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

올해부터 우주관광이 시작된다는데 우주관광을 한 사람은 하기 전과 자기이해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우주가 얼마나 광대한지 알지만 피부로 느끼지는 못한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1억 5천만 킬로미터라는데 솔직히 감이 잡히지 않는다. 태양계는 은하계에 속해 있는데 은하계를 가로질러 가려면 빛의 속도로 10만 년을 줄곧 가야 한단다. 은하계가 이렇게 큰데 우주에는 은하계 같은 성운이 수없이 많다. 게다가 우주는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

이토록 광대한 우주 안의 한 작은 별인 지구 지구에 살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생명체들 중 하나인 사람 68억 명의 사람들 중 하나가 바로 나다. 참 미미한 존재가 아닌가? 나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우주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시편 8편은 "당신의 작품 손수 만드신 저 하늘과 달아놓으신 달과 별들을 우러러보면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생각해 주시며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보살펴 주십니까?"라고 노래한다.

시인은 하늘을 우러러 달과 별을 바라보다가 깨닫는다. 아 나는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 하지만 그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하나님은 이 미미한 나를 왜 이토록 생각해주시고 보살펴주시는가!

완벽하게 조율된 악기는 바람소리에도 공명한다고 한다. 잘 조율된 악기는 바람만 불어도 소리를 낸다.

사람도 자연의 질서와 하나님의 뜻에 제대로 조율되어 있다면 아름다운 소리를 낼 것이다.

악기도 소리를 내는데 사람이라고 못 하겠는가.

한영애가 부른 '조율'의 노랫말은 이렇다. "알고 있지 꽃들은 따뜻한 오월이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철새들은 가을하늘 때가되면 날아가야 한다는 것을."

자연은 자기 자리와 자기 때를 안다. 하지만 사람은 "무엇이 문제인가 가는 곳도 모르면서 그저 달리고만 있었던 거야 지고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 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정다웠던 시냇물이 검게 바다로 가고 드높았던 파란하늘 뿌옇게 보이질 않으니 마지막 가꾸었던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끝이 나는 건 아닌지"라고 탄식한다. 그래서 하늘 향해 호소한다.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주세요."

올해는 조율하며 살고 싶다. 가깝고 먼 사람들과 우리네 삶의 터전인 자연과 그리고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과 조율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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