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10월 2일 비벌리힐즈에서 영화배우 록허드슨이 에이즈로 사망한다. 화장된 유해는 태평양에 뿌려졌고 유산은 ‘에이즈연구재단’ 설립 기금으로 사용되었다. 그는 에이즈로 사망한 최초의 유명스타였다. 그의 죽음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에이즈의 경각심을 갖게해 준 계기가 되었다.
중앙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던 에이즈가 80년대 창궐하면서 보험업계도 큰 변화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라이프 세틀먼트’가 더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라이프 세틀먼트’를 처음 소개한 지난주 칼럼을 읽고 많은 독자들의 문의가 있었다. 우리 한인들에게는 좀 생소한 용어였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설명하면 ‘라이프 세틀먼트’란 생명보험을 제 3자인 투자자에게 파는 것이다. 투자자는 보험금, 가입자의 기대수명 등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하여 구매가격을 제시한다.
실제 예를 들어보자.
J는 69세의 남성이다. 그는 자기 이름으로 50만 달러의 생명보험을 갖고 있었다.
금융위기때 직장을 잃고 수입이 줄게 된다. 집안내 불필요한 지출은 줄였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마련한 생명보험 만큼은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그러나 매월 내는 보험금이 부담스러워졌다. 생명보험 외에 별도의 은퇴플랜이 없었기 때문에 생활은 어려워졌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생명보험을 해지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적립된 1만 달러는 받을 수 있다. 은퇴자에게도 1만 달러는 적은 돈이다. 이때 J는 ‘라이프 세틀먼트’에 대해 들었던 것을 생각해 낸다. 결국 절차를 통해 J는 보험을 21만 달러에 팔게 된다.
비록 사망보상금(50만 달러)의 42%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보험을 해지하여 받는 1만 달러에 비하면 1047% 되는 것이다. J는 ‘라이프 세틀먼트’를 통해 50만 달러의 사망보상금을 21만 달러와 바꾼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글쓴이 주: 위 사례는 라이프 세틀먼트 협회 제공이며 ‘세틀먼트’ 조건은 소유한 보험과 고객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라이프 세틀먼트’는 보험을 해지않고 내가 낸 보험금보다 몇 배 더 많은 돈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쯤되면 ‘제발 보험 해지하지 마십시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 있다. 제대로 알고 나면 ‘생명보험은 죽어야 받는 것이고 중간에 해약하면 손해’라는 고정관념도 깨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