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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의 만남 <1>렌트(Rent)…젊음이 있는 곳, 이스트빌리지를 담다

New York

2012.01.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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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사랑·인생·동성연애 등 다뤄
15년 만에 다시 브로드웨이 무대 올라
영화와 뮤지컬, 더 이상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수십 년 전만 해도 브로드웨이 제작사들은 ‘티켓 매출 감소’를 들어 작품의 할리우드화(영화화)를 극구 반대했었다.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한 때는 2000년대 초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시카고(2002)’와 ‘오페라의 유령(2004)’이 대중의 인기를 얻으면서 ‘원작 뮤지컬’을 향한 관심이 늘었다.

이제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의 작품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관계가 더욱 돈독해져 ‘워 호스(War Horse)’‘스파이더맨’ 등 다양한 합작품을 쏟아내고 있으며, 오는 3월에는 ‘고스트(사랑과 영혼)’‘에비타’ 등 작품도 브로드웨이에 오른다. 그렇다면 같은 작품을 두고 뮤지컬과 영화가 가지는 각자의 매력은 뭘까.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가 만나서 선보이는 ‘따로 또 같은’ 작품들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뮤지컬 ‘렌트’는 90년대 맨해튼 이스트빌리지 풍경을 담은 작품으로,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인생·에이즈·동성연애 등을 주제로 다뤘다.

조나단 라슨이 음악과 극작을 맡은 ‘렌트’는 1896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초연된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토대로 하고 있으며, 오페라는 프랑스 작가 앙리 뮈르제(Henry Murger, 1922~1861)의 1851년 소설 ‘보헤미안 삶의 정경’을 원작으로 한다.

책과 오페라를 거쳐 150년 가까이 묵은 ‘대작’이 현대 록뮤지컬로 재탄생 되던 당시 관객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큰 반응을 얻은 공연은 이를 증명하듯 94년 첫 선을 보인 뒤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휩쓸었다. 그러나 7년에 걸쳐 작품을 탄생시킨 라슨 본인은 막상 첫 공연 날 아침 35세라는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사인은 ‘대동맥 절개’였다.

2005년에는 ‘해리포터 1·2’‘미시즈 더브파이어’ 등 작품을 맡았던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영화로 재현하기도 했다. 영화에는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팅을 대부분 그대로 데려와 스크린에 담았다.

15년 만에 지난해 7월부터 뉴요커들을 다시 찾은 ‘렌트’는 현대 이스트빌리지 분위기를 반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 이스트빌리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션을 의상에 녹였다는 점도 달라진 부분들이다.

◆영화 하이라이트= 공간적인 제약이 없다는 영화의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 해 실제 이스트빌리지를 훌륭하게 담아냈다. 영화 초반부에 주인공들이 사는 애브뉴A와 11스트릿 사이 로프트 건물 입주자들이 종이에 불을 붙여 창 밖으로 던지는 장면을 비롯, 내리는 눈 속에서 ‘미미’와 ‘로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이 있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거리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등 현실의 삶 그대로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트들의 연기를 클로즈업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보너스.

◆공연 하이라이트= 클럽 댄서 ‘미미’가 솔로곡 ‘Out Tonight’을 부르는 장면. 영화에서는 노래를 배경으로 다양한 장면이 교차 편집됐으나, 공연에서는 ‘현장감’‘생생함’으로 가득 차 있다.

숨이 허파 끝까지 차오를 정도의 노래는 물론 높이 13~15피트의 철골 계단 세트 위에서 미미가 추는 아슬아슬한 춤은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을 아찔하게 만든다. 또 다큐멘터리 감독 지망생 ‘마크’가 무대 위에서 실제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친구들을 촬영하는 모습을 관객들이 스크린을 통해 곧장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흥미로웠다. 앞·뒤·좌·우로 움직이면서 모양을 바꿔가는 무대 세트는 말할 것도 없다.

이주사랑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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