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상영된 영화는 짐 케리 주연의 '브루스 올마이티'였다.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9명으로 성당측에서 미리 마련한 따뜻한 커피와 도넛을 먹고 지도 신부인 황광우 신부가 나눠주는 프린트물을 보는 것으로 행사는 시작됐다.
황신부는 "서로 감상을 나누려면 너무 많아도 힘들다. 피정하기 딱 알맞은 숫자"라며 웃었다. 황신부는 영화를 보면서 체크해야 할 몇가지 사항을 알려 줬다.
시대 배경 장소 등장인물의 성격 등 영화의 상황들 대사 등장인물의 가치관을 생각하며 봐야 한다는 것.
그는 또 "잘 만들어진 영화는 초반 10분 정도 안에 의상이나 배경 등을 통해 스토리가 전개될 시대 배경을 비롯한 기본적인 정보를 다 보여준다"며 "그래서 영화는 중간에서 보면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글 자막이 보여지는 본 영화의 상영시간 1시간 30분. 줄거리는 신에 대한 불만이 많은 별볼일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한 남자 앵커(짐 케리 분)가 1주일 동안 하느님이 되어 전능함(올마이티)을 발휘하면서 겪는 코믹 스토리다.
얼굴 표정 연기가 다양한 주인공 짐 케리가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많지만 그렇다고 내용 전체가 가벼운 코믹물만은 결코 아니다. 감독의 의도를 알아내는 것이 제대로 된 영화감상법이다.
피정에 모인 참석자들은 각기 자신의 평을 내놨다.
"영화 속의 하느님이 너무 가볍게 보여 솔직히 거부감이 좀 들었다." "짐 케리가 하느님께 불평한 내용을 담은 캐비넷이 그렇게 긴 것을 보면서 나의 것은 아마 더 길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능한 힘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는 짐 케리가 바로 내 모습같았다"등.
황 신부는 "주인공의 경험을 앞당겨 간접 체험을 해 봄으로써 시행착오를 피해갈 수 있는 지혜를 얻는 것이 영화 피정의 진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심리학자들은 우리의 청취능력은 80%로 나머지 20%는 놓친다고 했다. 영화 단체 관람 후의 나눔은 놓친 20%를 얻게 해준다"며 "재미있는 것은 내가 놓친 부분을 좀 깊게 들여다 보면 결국 내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는 요인이 있기 때문"이고 영화피정은 이 부분을 건드려 줌으로써 자아발견에 도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피정 참석자들은 "나중에 신부님의 설명을 듣고 다 본 줄 알았는데 놓친 장면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았다"며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며 살아감'을 실감했다. 2월 셋째 토요일 영화 피정의 영화는 'if only'. 피정비는 20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