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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미국이다] 퓰리처상(Pulitzer Prizes)

Los Angeles

2001.04.24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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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4월은 언론의 달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 권위의 퓰리처상(Pulitzer Prizes) 수상자가 발표되는 달이기 때문이다.

올해 언론부문 보도해설분야로 수상한 시카고 트리뷴지의 루이스 키어난 기자가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는 모습.

올해 언론부문 보도해설분야로 수상한 시카고 트리뷴지의 루이스 키어난 기자가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는 모습.

저명한 언론인 조셉 퓰리처(Joseph Pulitzer)에 의해 창설돼 80여년의 수상 역사를 통해 미국의 저널리스트들에게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일깨워주고 프라이드를 선사해 온 퓰리처상. 저널리즘 외에 문학과 음악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상이다.

지난주 20세기의 마지막 수상자가 발표되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퓰리처상’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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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나라의 운명은 함께 존재한다. 언론이 정의속에 숨쉴수 없다면 나라도 흥할수 없다.’

평생을 언론 정도의 투철한 사명감에 불타 있던 조셉 퓰리처는 대학에 저널리즘 학과를 신설하고 언론인의 공적을 치하하는 상을 제정하는 일을 자신이 평생에 이루어야 할 또하나의 사명으로 삼았다.

이를 이루기 위해 그는 저널리즘 비즈니스를 통해 벌어들인 재산 200만달러의 유산을 컬럼비아대학에 유산으로 남기고 1911년 타계, 비록 생전에는 이루지 못했으나 이 두가지 사명을 성취하게 된 것이다.

퓰리처가 사망한 다음해인 1912년 컬럼비아 대학에 저널리즘 스쿨이 문을 열었으며 그로부터 6년후인 1917년 퓰리처상이 신설됐다.

이때부터 퓰리처상을 주최하는 곳은 컬럼비아 대학이지만 주관처인 퓰리처상위원회는 대학과는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한다.
첫해에는 보도부문에 퓰리처가 발행인으로 있던 ‘월드’(The World)의 리포터인 허버트 스웝이 보도부분에 뉴욕 트리뷴지가 편집 기사작성 부문으로 영예를 얻었다.

200만 달러의 기금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50만달러의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퓰리처상의 상금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3,000달러.

세계적인 권위의 상에 주어지는 상금으로서는 적은 액수이지만 이 상의 의미는 재화로는 따질 수 없는 엄청난 부과 가치에 있다.

올림픽에서의 월계관과 비견된다고나 할까.
저널리스트는 물론 문학인이나 음악인들에게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을 정도의 최고의 경지에 와 있다는 수식어로 표현된다.

영화인들이 평생에 한번이라도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거나 수상 후보로라도 오르기를 바라는 것처럼 언론인들 이라면 누구나 퓰리처상의 후로로라도 거론되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퓰리처상이 가지고 있는 이런 영예로운 가치 때문.

퓰리처상 수상대상은 언론, 문학, 음악 등 크게 3개 분야로 분류 총 21개 종목으로 수상한다.

각분야마다 수상자 한명과 두명의 최종 결선자가 함께 발표되는 것이 퓰리처 상의 특징. 언론분야는 인쇄매체를 통한 저널리즘만이 대상. 신문을 통해 보도된 뉴스나 기획 기사, 사진, 만화를 대상으로 공공 서비스, 심층 취재, 해설, 국내와 국제분야 등 14개 분야에 걸쳐 상이 주어진다.

컴퓨터 사용의 일반화로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뉴스 분야도 수상대상에 포함됐다.

문학은 소설과 역사, 드라마, 자서전, 전기, 논픽션, 시 분야로 나뉘며 음악은 클래시컬 뮤직의 작곡 분야로 한정했었으나 지난 1998년부터는 현대 음악까지 모두 포함, 97년에는 재즈뮤지션 윈튼 마살리스에게 영예가 주어지기도 했다.

수상후보는 그 전 한해동안의 활동 내용을 대상으로 하는데 드라마와 음악 분야는 3월2일부터 그 다음해 3월1일까지가 심사 적용 기간이다.

퓰리처상 수상 후보로 접수되는 총 건수는 평균 2,000건. 지난해의 경우 언론분야에만 1516 건의 후보가 최종 접수자로 확인됐다.

퓰리처상의 권위는 엄청나게 까다로운 수상자 선정 과정이 대변한다.

총 심사위원은 102명. 이들이 3개 분야 21개 종목에 걸친 수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언론분야의 심사는 인쇄 미디어의 발행인과 편집인, 작가, 교육가들로 구성된 77명의 심사위원들이 담당하는데 이들은 매년 초 심사를 시작, 3월초부터는 컬럼비아 대학에 모여 본격적인 수상자 선정 심사를 실시한다.

드라마 분야의 경우 후보작을 무대나 비디오를 통해 감상하지 않은 심사위원의 경우 심사를 포기해야 하며 음악도 후보작 중 어느 한곡이라도 듣지 않았을 경우 자격이 취소될 정도로 심사과정에 상당히 공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역대 수상자 살펴보면

20세기의 마지막 수상자로 기록되게 될 올해 퓰리처상 중 가장 크게 조명을 받았던 언론분야의 영예는 쿠바 난민소년 엘리안 곤잘레스군을 취재 보도한 마이애미 헤럴드와 AP 통신에게 주어졌다.

마이애미 헤럴드(뉴스 보도)와 AP 통신(사진)은 엘리안 곤잘레스군의 거처를 미연방 이민국이 급습한 현장을 취재 보도한 공로로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는 포틀랜드의 오레고니언이, 심충 취재분야에서는 LA 타임스의 데이빗 윌맨 기자가, 해설 분야에서는 시카고 트리뷴 지의 직원 일동이 수상의 영예를 누려 뉴스가 되기도 했다.

한인 저널리스트로는 새크라멘토 유니언지에서 활동했던 이경원씨가 선정된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AP 통신기자로 활동중인 최상훈씨가 노근리 학살 보도로 동료인 마사 엔도사, 찰스 핸리, 랜디 헤어샤프트와 함께 보도부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문학부문에서 작품이 영화화 되는 등 세계적 지명도가 높은 수상작을 살펴보면 1932년도 수상작인 펄 벅의 ‘대지’(The Good Earth)와 존 스타이벡의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1953년), 소울 벨로우의 ‘험볼트의 선물’(Humboldt’s Gift:1976년), 노만 메일러의 ‘집행인의 노래’( The Executioner’s Song:1980년) 등이 있으며 존 업다이크는 1982년‘부자 토끼’(Ribbit is Rich) 라는 소설로 수상한후 9년후인 1991년‘레빗 엣 레스트’(Rabbit at Rest)로 2번째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희곡으로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1948년)와 ‘양철지붕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1955년) 아서 밀서의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1949)이 퓰리처상을 받은 우수작이며 희곡부문에서 가장 많이 수상의 영예를 맛보았던 작가는 유진 오닐.

그는 20년 수상작인 ‘수평선 너머’(Beyond the Horizon) 외에 ‘밤으로의 긴 여로’(Long Day’s Journey into Night:1957년)등 모두 4차례 수상했다.

**조셉 퓰리처 누구인가

퓰리처상을 제정한 장본인인 조셉 퓰리처(1847-1911)는 평생을 언론만을 생각하고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장 위대한 업으로 지키며 살아온 저널리스트였다.

헝가리에서 태어나 1864년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1868년 세인트루이스에 독일어신문 ‘베르틀리헤 포스트’의 기자가 되면서 언론계에 발을 디뎠다.

이어 언론인으로서의 파워를 등에 업고 69년 미주리 주의회 의원으로 정계에도 진출한 그는 78년 세인트 루이스 디스패치를 구입, 세인트 루이스 포스트와 합병‘포스트 디스패치’라는 새이름의 신문을 발행하면서 언론인으로 크게 성공했다.

이어 1883년에는 뉴욕 월드를 매입, 센세이셔널리즘을 도입함으로서 미국 제일의 발행부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막강한 적수였던 허스트가의 ‘모닝 저널’와 어려운 경쟁을 벌이며 한때 경영난을 겪기도 했다.

이때 퓰리처의 월드와 모닝저널은 서로 센세이셔널리즘을 경쟁의 가장 큰 파워로 사용, 옐로 저널리즘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1890년 경부터 점차 시력을 상실하는 등 건강이 악화된 그는 1903년 컬럼비아 대학에 저널리스트 양성을 위한 기금으로 200만달러를 기부, 미국의 명문인 저널리즘 스쿨의 효시가 됐으며 세계적 권위의 퓰리처상을 탄생시켰다.

*유이나(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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