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문제가 아니다. 용기와 노력이 아름다운 것이다. 떨리는 목소리 갈라지는 고음마저 감동적이다. 그래서 같은 사랑고백의 노래를 들어도 남들은 웃지만 고백의 주인공인 여자는 눈물을 흘린다. 중요한 것은 선곡이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마음은 달달해지는 이 시대 최고의 프로포즈송들은 어떤 게 있을까.
먼저 가요계에는 넘볼 수 없는 입지의 3대 프러포즈송이 있다.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 이적의 '다행이다' 그리고 김동률의 '아이처럼'이 바로 그 노래들이다.
'사랑해도 될까요'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통해 단번에 최고 인기 프러포즈송으로 자리하게 된 노래다. 수줍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설레는 사랑의 마음을 고백하는 가사가 일품이다. 의외로 폭넓은 연령층에게 사랑을 받은 곡이라 세대를 초월해 프러포즈송으로 선곡하기 안성맞춤이다.
'다행이다'는 실제 가수 이적이 부인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만든 노래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구체적이면서도 담담한 도입부에 이어 힘있게 치고 나가는 후렴구의 구성이 드라마틱하다. 멜로디도 가사도 그 느낌이 굵고 묵직하다. 감미로운 사랑고백의 단어 하나 없다. 그럼에도 무뚝뚝한 남자의 진솔한 마음이 느껴진다. 피아노를 치면서 부르면 더욱 멋진 프러포즈를 완성할 수 있을 만한 곡이다.
'아이처럼'은 가사 면에서는 가장 여성적이다.
그만큼 여성의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특히나 사랑에 빠진 남성이 겪는 다양하고도 아기자기한 감정을 섬세하고 솔직하게 표현한 가사가 좋다. 때문에 남자가 민망함을 견디며 부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의 음폭이 크지 않아 막상 부르기는 가장 수월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정엽의 'Nothing Better'도 인기다. 여성들이 꼽는 가장 로맨틱한 노래 1순위이기도 하다. 대신 숨소리마저 노래가 된다는 정엽의 가창력과 감성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도전을 삼가는 게 좋다.
팝송 중에도 훌륭한 프러포즈송은 많다. 하지만 곡에 대한 선호도는 세대별로 극명하게 나뉜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는 에릭 클랩턴의 'Wonderful Tonight'이 부동의 1위다. 특히나 서로의 가장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다시 한번 그 때의 설레는 마음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노년의 커플들에게 그 '효력'이 좋은 노래이기도 하다.
40대에서는 조 카커의 'You're so beautiful'이 최고의 프러포즈곡으로 꼽힌다. 나이가 들어가며 연인에게 '아름답다' 표현하는 데 인색해진 남성들이 이 노래에 마음을 실어 자신의 사랑을 드러내곤 한다. 많은 가수들을 통해 리메이크되면서 노래의 생명력 또한 길어지고 있다.
20~30대에서는 엘비스 코스텔로의 'She'가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영화 '노팅힐'에 삽입되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이 노래는 연인의 소중함을 스스로에게 읊조리듯 표현하는 가사가 일품이다. 최근 젊은 세대들은 결혼식 신부 입장 때 전통적인 바그너의 '결혼행진곡' 대신 이 노래 'She'를 즐겨 사용하기도 한다.
여친에게 듣고싶은 노래1위 Kissing You
남자들이 여자친구에게 듣고 싶은 사랑고백송은?
최근 한국의 연애정보 사이트 '커플스'가 20~30대 남성들을 대상으로 '밸런타인스 데이에 여자친구가 불러줬으면 하는 곡은?'이란 내용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소녀시대의 'Kissing You'가 32.2%, 아이유의 '좋은 날'이 31.7%를 차지하며 각각 1,2위를 차지해 그 인기를 증명했다. 다음으로는 소녀시대의 'Oh'가 19.6%로 3위, 시크릿의 '별빛달빛'이 13.2%로 그 뒤를 이었으며 SES의 '너를 사랑해'도 3.3%로 5위를 차지해 대부분 발랄하면서도 깜찍한 걸그룹의 노래들이 남성들이 선호하는 사랑고백송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커플스'의 김종윤 매니저는 "남자는 여자의 애교와 사랑스러운 모습에 약한 편이기 때문에 남자를 위한 노래 이벤트를 준비할 때에는 깜찍하고 귀여운 곡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평소에 표현에 서툰 여자일수록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