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hedge fund)는 일반적인 투자에 비해 수익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항상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그러나 헤지펀드들이 말그대로 폭발적인 수익률을 내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만큼 리스크(risk)도 높다는 것이 또 일반적 인식이다.
수많은 금융 전문 미디어들이 헤지펀드를 언급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 있어 그들의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다. 수천 개에 달하는 헤지펀드가 있고 그들마다 드러나지 않은 나름의 투자전략과 스타일이 있는 만큼 그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끔씩이나마 폭발적 수익을 내기도 하는 헤지펀드의 투자전략과 그들의 투자를 대하는 사고체계는 어떤 것일까.
반드시 큰 수익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투자전략 다변화의 일환이라면 헤지펀드의 투자 노하우를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업체 지출현황 등 파악해 리스크 최소화할 수 있어
잠재력 있는 종목엔 다중 거래·브로커리지 활용 분명한 출구전략에 따라 기대한 수익 창출땐 나와야
◆자금회전을 본다
헤지펀드 규모나 모양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경우는 주식공모나 인수합병에 강조점을 두는가 하면 다른 경우는 특별한 투자환경을 주목하기도 한다. 어떤 펀드는 시장상황과 관계 없는 수익창출 모델을 추구하는가 하면 다른 펀드들은 사자와 팔자 주문을 동시에 가동하는 복잡한 투자전략을 활용하기도 한다.
우선 주목할 부분은 자금회전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종목을 선택할 때 주당수익(EPS)에 주목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상당수 헤지펀드들은 EPS와 함께 투자 대상 업체의 실제 자금회전 상황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
자금회전 상황이 중요한 것은 주당 수익은 세제혜택이나 다른 외적 조치들을 통해 표면적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측면이 있지만 실제 자금회전 명세서는 실제로 돈이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업체의 수익구조와 지출현황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해당 기업의 순익이 투자의 결과인지 운영의 결과인지가 드러나고 채무관계와 그 이행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곧 해당 기업이 재정적으로 얼마나 탄탄한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함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현명한 투자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복수 브로커 활용 및 다중 거래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거래를 할 때는 보통 하나의 브로커리지 회사를 통한다. 거래 자체가 복잡할 것이 없다. 사거나 파는 것이다. 그러나 헤지펀드들은 가능한 모든 수익구조를 활용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여러 브로커리지와 거래를 하게 된다. 특정 거래와 관련된 커미션이나 가격 기타 서비스 등에 따라 다른 브로커리지 회사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 한 거래소에서는 사지만 다른 거래소에서는 팔기도 한다. 다중 거래를 하는 것이다. 똑같은 종목에 대해 사자 주문과 팔자 주문이 동시에 가동되는 것이고 양자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헤지펀드들은 또 그들의 투자규모 때문에 이와 서로 다른 거래소가 주는 가격 차이를 통해서도 이익을 낼 수가 있다.
예컨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특정 종목의 가격이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선물가격과 차이가 많이 날 때 비싼 한 쪽에서 팔고 다른 쪽에서 사면서 차액을 이익으로 환원시키는 방식이다. 물론 일반적인 투자에 비해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익 포텐셜이 있다면 종목에 따라 다중 거래나 다양한 브로커리지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봄직 하다.
◆레버리지(leverage)와 파생상품의 활용
헤지펀드들은 많은 경우 마진(margin) 등 실제 자금의 구매 여력을 극대화하는 레버리지를 활용한다. 기회가 왔다고 판단될 때 자금력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해당 거래가 수익을 내면 레버리지 활용에 드는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수익 포텐셜과 함께 해당 거래가 기대하던 방향과 다른 쪽으로 전개될 경우 손실 역시 극대화될 수 있다는 리스크(risk)를 안고 있다.
헤지펀드는 옵션이나 선물 역시 적극 활용한다. 리스크가 크다고 인식되고 있는 금융상품들이지만 이처럼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투자 스타일이 일반 펀드나 투자자들과 그들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이 때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을 가능하게 해주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개의 헤지펀드들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고급 정보
많은 헤지펀드들이 일반 펀드들과 다른 점은 정보의 질이라고도 할 수 있다. 펀드 회사들도 자체 리서치팀이 있고 각 기업의 경영진과의 관계 등을 활용해 상대적인 고급 정보를 접하고 이를 투자결정에 활용한다. 그러나 소수 정예에 집중하는 헤지펀드들에 비해 특정 기업관련 정보에 있어서는 밀릴 수 있다.
또 헤지펀드들의 단 한 가지 목적은 수익창출에 있다. 특정 기업과 다른 관계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보다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투자대상 투자기간 투자방식 등에서 제약이 덜하기 때문에 그만큼 탄력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나갈 때를 안다
어쩌면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모방 가능한 헤지펀드의 노하우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결함은 출구전략에 있다.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비교적 리서치도 하고 상당한 준비를 하지만 정작 나와야 할 시점이나 조건들에 대해서는 전혀 계획이 없는 경우가 많다.
성공적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분석과 함께 분명한 사전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들어가는 시기만큼 나오는 시기가 훨씬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헤지펀드들은 항상 투자 전에 출구전략을 세워놓고 나와야 할 상황이 되면 손실이 나더라도 손을 턴다. 그리고 다음 기회를 준비한다. 수익이 났을 때 역시 마찬가지다. 마냥 장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며 시간을 끄는 경우는 드물다. 분명한 출구전략에 따라 사전에 기대했던 수익이 창출되면 나오는 것이다.
아피스 파이낸셜의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의 투자 스타일이나 전략이 모든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기본적인 투자원칙을 지키며 그들의 노하우 일부를 활용할 수 있다면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