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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우나 총격사건 재구성] 계획적 표적사격…5분만에 4명 즉사

부상자 1명 피흘리며 도움요청…후송도중 사망
사우나 고객·직원 추가총격 우려 '벌벌'

21일 밤 노크로스 수정사우나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이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한인간의 다툼으로 5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사건은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수사를 담당한 노크로스 워렌 서머스 경찰서장의 브리핑과 현장에서 수거된 CCTV,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봤다.

▶범행 3주 전부터 다툼=총격 용의자 백정수(60) 씨는 평소 금전문제로 수정사우나 강병옥 대표 부부와 갈등을 일으켜왔다. 관계자에 따르면 강대표는 사건 발생 3주전인 1월말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처남과 크게 싸웠다. 막을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라고 물었다.

이들은 사건 당일인 21일 아침에도 크게 다퉜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는 백씨가 사우나에서 강씨 일가족과 다툰 후, 한 여성에게 쫓겨나는 장면이 찍혀져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백씨는 권총을 들고 다시 사우나를 찾았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 따르면 용의자 백씨는 밤 8시 40분께 사우나를 방문해, 강대표 일가족을 찾아갔다.

▶순식간에 총격=백씨 방문 당시 강대표 일가족은 사우나 네일숍 사무실에서 금전문제와 관련해 가족회의 중이었다. 백씨는 누나 백금희 씨와 몇마디를 나눈 후 갑자기 권총을 발사했다. 이 총격으로 강대표와 부인 백금희(67), 처제 백금숙(57) 씨 등 3명이 그자리에서 숨졌다. 그리고 총격을 저지른 백씨 역시 자신의 턱에 권총을 발사해 자살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5분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노크로스 경찰 브라이언 하 대변인은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그 누구도 저항하지 못했고, 순식간에 모든 것이 끝났다"며 "용의자가 무차별 난사가 아니라 계획적으로 표적을 겨눈 것 같다" 밝혔다. 총격현장에 있던 목격자 권오석 씨는 "총에 강대표가 사무실 의자에 반듯이 앉은채 숨져있었다"며 "저항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아 순식간에 총을 맞고 즉사한 것 같다"고 밝혔다.

▶피흘리며 구조요청=그러나 생존자는 있었다. 매제 김태열(58) 씨는 복부에 총을 맞았지만 아직 살아있는 상태였다. 그는 현장 인근 지압마사지 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목격자 권씨는 "지압을 받다가 '탕탕'소리를 들은후 1~2분도 안돼 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며 "문앞에는 김씨가 배에 피를 흘린채 가쁜 숨을 쉬고 있었다"고 밝혔다. 권씨는 곧바로 911에 신고했으며, 총소리를 들은 사우나 직원과 고객들은 추가 총격을 우려해 곧바로 바깥으로 피신했다.

출동한 경찰은 피투성이가 된 현장에서 4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강씨는 네일숍 내 사무실 의자에 앉아 머리에 총을 맞은 채 숨져 있었고, 용의자 백씨의 누나와 여동생은 네일샵 바닥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워렌 서머스 노크로스 경찰서장은 "경찰인생 30년만에 이렇게 참혹한 현장은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어 출동한 경찰은 김씨를 응급처치한 후 귀넷메디컬센터로 긴급 후송했다. 주변 한인들은 추가 총격의 공포에 떨면서도 마지막 생존자 김씨를 걱정했다. 그러나 김씨는 귀넷 메디컬센터에 도착하기 직전 결국 사망했다. 한인사우나 총격사건은 이렇게 5명의 사망자를 남기며 마지막 희망도 사라졌다.



이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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