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22일)을 맞아 남가주의 모든 한인 성당에서는 이 날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시오'라는 말씀과 함께 이마와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을 미사를 통해 드렸다.
'마음은 무겁지만 사십일 동안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특별히 생활 속에서 묵상하는 기간이라 1년 중에서 가장 은혜로운 시기'이기도 하다. 신자들은 지난 해 '주님 수난 성지주일'에 받아 각 가정에서 보관했던 성지를 성당에 가져와 태워서 만든 재를 받으면서 성경에 나오는 '재'의 의미를 이웃 사랑실천과 기도 속에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성경에서 '재'는 진심된 참회를 의미한다. 베옷을 입고 몸에 재를 뒤짚어 쓰는 옛 속죄의식이 11세기에 교회예식으로 도입됐다.
이 날 전세계의 가톨릭 교회에서는 미사때 사제가 예수님이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내용의 마태오 복음(6.1~6 16~18)을 읽는다. 당시 유다인의 중요한 3대 신심행위인 기도 단식 자선이 본래 의미가 상실되고 체면 때문에 남에게 인정받으려고 하는 위선적 행위와 이기적인 동기로 가득찬 것을 지적한다. '인간에게 인정받기는 쉽다. 그것으로 보상을 다 받았다. 하느님께 받을 상을 이미 다 받은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께로부터의 인정은 재 위에 앉아서 하는 진심된 통회의 마음이다'라고 예수님은 일깨운다. 진실된 통회는 잠자코 있지 않는다. 행위로 흘러 나오는데 그것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가장 가까운 이웃을 알아보게 되고 다가가 갖고 있는 것을 함께 나누어주는 '숨은 자선'으로 실천되는 것이라 가르친다.
사순절을 기해 남가주 한인 공동체에서는 올해에도 각 성당마다 나눔 실천을 준비하게 된다. 자선봉투를 각 가정에 나눠줘 금요일마다 온 가족이 평소와 달리 소식과 금육을 하여 모은 돈을 봉투에 넣는다. 성당 자체에도 자선함이나 푸드 캔 모금통을 비치해 놓는다. 또 이 기간동안 김치나 된장 등을 신자들이 만들어 바자회도 마련한다.
사제들은 이날 강론을 통해"사순절마다 기도 단식 자선을 강조하는 참 목적은 이 세가지는 1회성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무한히 열려있는 미래인 하느님께 다가가기 위해 죽을 때까지 꾸준히 반복 실천해야 할 신앙인의 삶의 여정임을 인식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