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 후안 캐피스트라노 '제비 축제'
따뜻한 남쪽 나라서
제비들이 돌아와요
존 설리번 신부(1910~1913년 재직)의 작은 선행은 해마다 제비들을 샌 후안 캐피스트라노의 미션으로 불러들이는 작은 씨앗이 됐다. 어느 해 봄, 욕심 많은 상점 주인 하나가 처마 밑에 집을 지으려는 제비를 막대기로 쫓아내고 있었다. 이를 목격한 설리번 신부는 갈 곳 없는 작고 불쌍한 제비들을 미션으로 불러들였다. 그 후 매년 3월, 아르헨티나의 고야 지방을 떠난 제비들은 한 달 동안 그 작은 날개를 퍼득거려 장장 7500마일의 거리를 날아온다. 캐피스트라노에서 새끼를 낳고 여름을 지낸 그들은 3월 23일, 후안 성인(San Juan) 축일이 되면 미션 주위에 빙빙 원을 그리며 도는 것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다시 고야로의 비행을 시작한다.
올해로 54번째를 맞는 제비 축제는 타종 행사로 시작된다. 종소리가 울리면 샌 후안 캐피스트라노에 날아온 제비들은 진흙과 마른풀을 물어다 세라 신부 동상이 서있는 종각 근처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는 전설도 있다. 이 날에는 스페인·멕시코 의상으로 한껏 멋을 낸 어린이들이 민속춤과 전통 민요 연주 마당을 꾸미고 아즈텍 댄서들과 라모나 패전트 댄서들이 공연을 펼치는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세라 신부로 분장한 자원 봉사자는 어린이들과 사진도 찍고 옛날이야기도 들려준다. 또 퍼레이드와 함께 거리 축제, 장터가 펼쳐진다. 미 전국에서 자동차 없이 펼쳐지는 최대 규모의 퍼레이드로 볼거리 면에서 최고다.
학교 마칭 밴드와 치어리더를 비롯해 말 탄 기수단, 마차가 끄는 수레 등도 등장한다. 마치, 초창기 캘리포니아 시대로 돌아간 듯 절로 정감이 물씬 풍겨난다. 아즈텍 페이스페인팅과 풍선 아티스트의 시범, 도자기 만들기 등 예술가들의 수공예품 제작 시범도 마련된다. 미션의 앞마당에는 멕시코 음식과 초기 캘리포니아 음식 등 다양한 100여개의 부스가 마련돼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수공예품과 기념품 역시 하루 종일 판매된다.
또 전통적인 컨트리 뮤직 밴드인 워킹 카우보이 밴드의 라이브 음악 연주 등 갖가지 패밀리 엔터테인먼트가 펼쳐지며 어린이들의 놀이터도 들어선다. 이날 퍼레이드는 오전 11시에 시작되기에 앞서 10시면 시내 대부분의 거리가 통제되니, 일찍 서두르는 게 좋다.
▶문의: (949) 234-1321, http://www.swallowsparade.com
이성연 기자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