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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싶다면 "원시인처럼 먹어라"

Los Angeles

2012.03.1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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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식재료가 가공식품보다 훌륭
첨가물·가공과정 없어 인체에 유익
직접 채집 때는 "각별히 주의하세요"
미국이나 한국 등 이른바 선진국 반열에 든 나라에서 최근 '원시인 스타일'의 섭생이 유행이다. '구석기식 식단' 혹은 '수렵채취인 다이어트' 등으로 알려진 원시인 방식의 섭생은 사실 별게 아니다. 가공된 음식 섭취를 최소화하고 석기 시대 인류들의 섭생 방식이 그랬듯이 야생에서 먹을 거리를 최대한 얻는 것이다.

원시인 식의 섭생이라 해서 사실 석기 시대까지 멀리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근대화 이전만 해도 한국의 시골 농가나 어촌의 밥상에 오르는 먹을 거리들은 '천연'에서 유래한 것들이 많았다. 예컨대 냉이나 쑥처럼 들판에 지천으로 깔린 봄나물들은 더없이 훌륭한 음식 소재였다. 또 농약 살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시절 하천 언덕에서 자라난 풀들을 먹고 큰 한우는 요즘으로 치면 최상급의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농축산물이 일종의 공장형태를 한 대규모 농장을 통해 대량 생산되는 요즘 원시인 다이어트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단순한 반동이나 복고는 아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농축산물의 대량 생산 시대를 연 첨단과학이 "야생에서 얻는 음식 재료가 가공 식품보다 더 훌륭하다"는 점을 속속 증명하고 있다. 천연 식재료에는 몸에 해로운 이런 저런 첨가물들이 없고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는 그 자체로 인체에 유익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석기 시대 이후 지금까지 수천~수만 년이 흘렀지만 그 사이에 인체의 소화 생리 등의 기능은 사실상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말한다. 변한 것은 사람의 몸이 아니라 음식이라는 얘기이다. 암이나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현대인들이 식탁에 주로 오르는 가공을 많이 거친 음식 때문이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산이나 들 혹은 공원 등에서 먹을 거리를 구하는 인구가 미국에서도 점차 늘고 있는 것은 이런 세태에 대한 반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미국 동부 서부를 가리지 않고 최근 야생 식물이나 버섯 등을 산이나 들판에서 찾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한인들 또한 사실 꽤 오래 전부터 버섯이나 고사리 등을 자연에서 채취했었다. 버섯이나 고사리 외에도 최근에는 쑥갓이나 파슬리 겨자 무 등도 야생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야생종의 경우 이른바 항암 항노화 성분 등이 대체로 많고 향이 한층 강한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야생에서 먹을 거리를 찾을 때는 몇 가지 꼭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고 당부한다.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의 환경보호 법규 등의 준수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어패류 수집이나 조류를 사냥할 때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유의할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야생 파슬리만 해도 채취 초보자들은 독 미나리와 구별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앱 등을 통해서도 식용 야생식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완전하지는 않은 만큼 초보자들은 전문가들의 대동해 채취에 나서는 게 안전하다.

또 오염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는 원칙적으로 채취를 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 상당수 야생 식물들은 인체에 해가 되는 독소 등에 노출돼도 죽지 않고 생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야생 식물들은 식용으로 분류된 것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먹어서 몸에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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