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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미국이다] UCLA 해머 뮤지엄: 가주문화의 또다른 젖줄

Los Angeles

2001.05.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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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다운타운과 한인타운 서북쪽 미러클 마일 지역은 통상적으로 캘리포이나 문화의 수도로 불리운다.

미 서부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평가받고 있는 LA현대 미술관과 남가주 최고의 공연 센터인 LA 뮤직센터, LA 카운티 미술관, 역사적 유물을 보존한 곳으로는 최대 규모인 조지 페이지 뮤지엄 등이 모두 이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화의 수도로 불리우는 지역에서는 약간 벗어나 LA의 서부지역에 자리잡고 있지만 문화수도권안의 주요 문화 기관으로 중시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UCLA 해머 뮤지엄(UCLA Hammer Museum) 이다.
주로 대부분의 미술관들이 소장작품을 통해 고전이라거나 현대 라는 시대적 특색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데 비해 고전 미술에서 부터 현대 미술품까지 시간대를 뛰어넘는 상당히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최근 거액을 들여 대규모 증축 공사를 시작,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해머 뮤지엄을 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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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운영하는 미술관들의 규모는 대부분 전시장 한두개를 갖춘, 학생들의 전시회를 위한 소규모의 갤러리 수준이다.

그러나 UCLA의 해머 뮤지엄은 전시 공간 면적에서 부터 소장품 규모나 행사 스케일 자체가 일반 뮤지엄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규모다.

종종 많은 사람들이 이곳이 석유재벌 아맨드 해머가 세운 개인 뮤지엄이며 UCLA의 미술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사실 이 뮤지엄은 90년 처음 개관 당시엔 ‘아맨드 해머 뮤지엄 오브 아트 앤드 컬추럴 센터’(AHMACC: The Armand Hammer Museum of Art and Cultural Center)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었다.

전 옥시덴틀 석유회사의 대표였던 아놀드 해머 박사의 개인 기금으로 완성된 순수한 개인 박물관이었기 때문이었다.

석유사업으로 큰 돈을 모았던 해머 박사는 다른 재벌들과 마찬가지로 미술품 수집에 큰 열정을 지니고 있었던 사업가.

레오나드로 다빈치의 고전작품에서 부터 빈센트 반 고흐, 마네, 모네, 시슬리, 피사로 등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과 현대 작가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작품을 수집하며 자신의 미술관을 개관을 꿈꿔왔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평생 모았던 작품들과 재산을 모두 바쳐 90년 자신의 회사 곁에 아름다운 뮤지엄을 오픈했지만 그만 다음해 갑자기 사망하면서 해머 뮤지엄의 운영이 사실상 마비되게 되었다.

뮤지엄 관계자와 해머 가족들은 운영에 관한 각종 방안을 내놓았고 결국 가장 현실성있고 장래성이 있는 프로젝트로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대학인 UCLA와의 합병제의가 채택됐다.

UCLA측에서도 큰 관심을 가졌으나 문제는 UCLA가 사립재단이 아닌 공립대학이었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승인을 있어야 된 다는 점이었다.

일단 학교 관계자들은 모두 해머 뮤지엄을 대학 미술관으로 재개관한다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정부 차원의 승인 절차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결국 공청회를 통한 주변 주민들의 승인 등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해머 뮤지엄은 UCLA와 해머재단에서 공동으로 소유하는 대학 미술관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어 94년 해머 아트 센터는 ‘UCLA 해머 뮤지엄’이라는 명칭으로 정식 재개관했다.

그때까지 UCLA의 미술관 이었던 라이트 아트 갤러리(Wright Art Gallery)와 그룬월드 그래픽 아트 센터( Grunwald Center for the Graphic Arts)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 역시 물론 해머 뮤지엄으로 옮기게 됐다.

이로서 해머 뮤지엄의 작품 규모는 거의 2배로 늘어나 명실공히 대형 뮤지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

현재 정원에 전시돼 있는 로댕과 마티스 등의 유명 조각가들의 70여점에 이르는 조각작품을 포함 해머뮤지엄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수는 10만여점. 엄청난 규모다.

특히 그래픽 아트의 작품은 4만여점으로 미국내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이 뮤지엄의 문제라면 소장 작품에 비해 전시공간이 협소한 편이라는 것이었다.

원래 해머 박사는 미술관 개관을 할때만 해도 자신의 계획을 이룰만한 충분한 기금이 없었기때문에 기금을 지속적으로 모아 단계적으로 소극장 개관 등 21세기 미래를 향한 대규모 문화센터로의 확장을 위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을 실현시키기 전에 갑자기 타계, 이 원대한 꿈은 그만 희망사항으로 접혀야 했던 것.

그러다 최근 사회사업가인 에일린 해리스 노튼과 피터 노튼 부부가 해머 뮤지엄에 200만달러의 기금을 쾌척함으로써 증축 계획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총 2,500만달러의 기금을 들여 2003년 완성하게 될 이번 증축계획에는 작품 전시장 증설은 물론 288명 수용의 소극장 신축도 포함돼 있다.

소극장이 신축되면 세계적 TV 영화 연구 보존기관으로 명성을 얻고있는 UCLA의 영화,TV 자료보존국(Film and Television Archive)이 전용으로 사용하게 돼 이곳의 활동 역시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머 뮤지엄은 정기적으로 기획 전시회를 마련하는 전시기관으로서의 역할 외에 미술관의 미술교육전문가들이 LA통합교육구와 연계,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의 정규 수업시간에 미술지도를 하는 등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건축과 공중 보건등 다양한 주제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와 심포지엄을 마련하고 있으며 매주 금요일에는 웨스트우드 빌리지 커뮤니티 연합회와 함께 재즈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커뮤니티의 문화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실시해오고 있다.


[관람 안내]


▲일반 안내 : (310)443-7000
▲뮤지엄 투어: (310)443-7041
▲웹사이트 : www.hammer.ucla.edu
▲주소 : 10899 Wilshire Bl. LA, CA 90024
▲개관시간 : 화,수,금,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
목요일 오전 11시-오후 9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5시
매우 월요일은 문을 닫으며 독립기념일,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와 1월1일에도 문을 닫는다.
▲입장료 : 성인 4달러 50센트,
65세이상의 시니어 3달러
뮤지엄 멤버나 학생을 무료.
매주 목요일은 모든 관람객에게 무료로 개관한다.


[해머 뮤지엄에서 마련한 화제의 여름 기획전]

▲ Snapshot: New Art from Los Angeles <6월3일-9월2일>
해머뮤지엄에서는 증축공사를 앞두고 전국의 문화계 시선이 쏠리고 있음을 의식, 상당히 신선한 느낌의 기획전시회를 마련했다.
‘스냅샷: LA의 새로운 예술’(Snapshot: New Art from Los Angeles)이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LA의 신예작가 25명이 참여하는 여름기획전.

페인팅과 사진작품, 조각, 설치미술, 비디오 작품이 다양하게 등장하는 전시회다.

LA에서 활동하는 젊은층 아티스트들만이 참가하는 전시회인 만큼 주제나 소재는 다양하지만 작품속에는 젊은이들에게서만이 풍기는 변화와 다양성, 강렬한 에너지의 공통된 느낌이 담겨있다.
한인 작가도 UCLA를 졸업한 린다 김, 패사디나 아트 센터를 졸업한 임원주, 민윤희씨 3명이 참여한다.

▲ Henri Matisse: Works on Paper <5월8일-7월29일>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회화의 큰 획을 그은 위대한 화가로 불리우는 마티스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동안 일반에 선보이지 않았던 마티스의 드로잉, 에칭, 우드 컷, 책의 삽화 등의 작품도 다수 볼 수 있다.

▲ Emma Kay 개인전 <5월1일-7월29일>
자신이 경험한 기억과 역사의 발자취를 주제로 비디오, 프린트, 드로잉등의 작품을 다양하게 제작하는 에마 케이의 개인전. 런던의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미술을 전공한 영국 작가로 미국에서 처음 여는 개인전이다.

*유이나(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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