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애플 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 고발로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서도 관심을 모았던 1인 극 ‘스티브 잡스의 고뇌와 환희’의 시카고 공연이 취소됐다.
시카고 공영 라디오(CPR)는 16일 오는 4월 7일 시카고 극장에서 올려질 예정이던 ‘스티브 잡스의 고뇌와 환희’ 라이브 프리젠테이션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모노드라마 배우이자 작가인 마이크 데이지(36)가 애플 제품 조립 공장의 노동자 실태를 직접 취재해 만들었다는 이 1인 고발극에 꾸며진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데이지는 애플 신화 이면을 고발한 이 취재 내용으로 애플 전문 비평가가 됐고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와 수많은 TV·라디오 프로그램의 유명 인사가 됐다.
그러나 CPR는 “지난 1월 6일 ‘디스 아메리칸 라이프’를 통해 방송된 데이지의 보고 내용이 사실적 정확성을 추구하는 이 프로그램의 기대를 충족하지 않고 신뢰를 보증할 수 없다”며 공연 일정 취소와 함께 방송 내용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CPR은 “중국 통역자가 데이지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면서 “공영방송 ‘마켓플레이스’의 중국 특파원이 확인한 결과 데이지가 직접 취재를 통해 문제를 발견했다는 아이폰 조립라인은 그가 실제 방문한 공장에서 1천600km나 떨어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데이지는 “‘스티브 잡스의 고뇌와 환희’는 저널리즘이 아닌 연극”이라며 “화려한 첨단기기와 잔인한 제조현장 사이에서 인간적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디스 아메리칸 라이프’프로그램 속성상 내용을 발췌해 저널리즘으로 전달했다”며 “오해를 허용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데이지의 고발은 큰 파문을 불러일으켜 ‘애플 점령 시위(Occupy Apple)’의 도화선이 됐고 애플의 중국 제조라인 노동자들의 근무여건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CPR은 “데이지가 우리에게 고의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