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공격적인 행동으로 부모 등 식구는 물론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어린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어린이들에 대해 일각에서는 "모유가 아닌 우유를 먹여 키워서 그렇다" 혹은 "부모들의 과잉보호로 버릇없이 키우다 보니 생긴 문제다"라는 등의 해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비정상적일 정도로 공격적 행동을 일삼는 어린아이들은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 대학 댈러스 캠퍼스의 범죄학 전문가인 반즈 교수는 만 9개월~5세 아동들에 대한 연구에서 이들의 공격성을 좌우하는 것은 타고난 성격과 부모의 손찌검 등 폭력적인 양육 방식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반즈 교수는 "과잉 공격적 행동은 남자 아이들에서만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변을 돌아 보면 한국 미국 가릴 것 없이 공격적 행동으로 심리 치료 등을 받는 어린아이들의 절대 다수는 남자 아이들이다.
아동들의 공격성이 타고난다는 점은 이른바 '쌍둥이 특성'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쌍둥이들의 경우 유전적인 유사성 때문에 동일한 행동이나 사고를 하는데 공격성 또한 유전적으로 타고난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유전학자들은 공격 성향이 문제가 되는 것은 대부분 남자들이지만 어머니 쪽을 통해서도 후대에 전해질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다시 말해 아버지 쪽에 문제가 없다 해도 외할아버지나 외삼촌들이 비정상적인 공격 성향을 갖고 있다면 어머니를 통해 이 같은 성향이 대물림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타고난 공격적 성향을 한층 부추기는 것은 남자 아이들을 때려 키우는 경우인 것으로 밝혀졌다.
반즈 교수는 어린 나이에 신체적 폭력에 노출된 남자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훨씬 공격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즉 부모의 손찌검 등은 타고난 공격성을 한층 자극하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타고난 공격성이 제법 강한 여아들은 부모로부터 설령 종종 맞고 자란다 해도 특별히 공격적 성향이 증대되지 않다는 사실이다.
생물학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인간의 공격성을 진화의 산물로 여기는데 이번 연구는 수컷과 암컷 즉 남성과 여성이 공격성에 관한 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남성들의 공격성은 타인에게 이기기 위해 발달한 것이라면 여성들의 경우 자녀를 양육하는 등 집안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라도 공격성을 다스릴 필요가 있었다는 식으로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반즈 교수는 "만 5세 이하는 한 사람의 성격이 급속히 형성되는 시기"라며 "공격적 성향을 가진 남아를 둔 가정에서는 특히 때려서 아이를 키워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