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마감된 재외선거 결과 동포들의 참정권 행사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현실로 드러났다. 첫 재외선거라는 점에서 미흡한 점을 보충해 올해 말 대선에는 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헌정 사상 처음 실시된 6일 간의 재외선거는 큰 혼잡없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애초 2%대의 낮은 등록률을 보여 투표율에 관심이 몰렸으나 46%을 기록, 목표치인 50%에 근접했다. 중서부 한인 유권자 추정치 8만22명 중에서 2천30명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고 이 중 937명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카고 뿐만 아니라 넓은 지역에 퍼져 거주하는 중서부의 특성을 고려하면 유권자들의 참여가 고무적인 면도 있다.
실제로 투표기간 중 주말에는 차로 5~6시간씩 걸리는 먼 지역에서 찾아온 한인 유권자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총선에 비해 유권자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이는 대선의 경우 이보다 등록률과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카고 재외선거관리위원회 김문배 위원장은 “가족 단위로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타주에서 투표소가 문을 열기 전에 도착해 기다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홍보 부족과 정보 확인의 어려움, 시간 부족의 애로를 토로했다. 지난 달 31일 클리블랜드에서 차를 타고 투표소에 온 한인은 “등록과 투표를 위해 시카고를 두 번 왕복하게 되면 교통비와 식비 등을 합쳐 최소한 300달러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물론 투표의 중요성은 알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한 표를 행사하기가 힘들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박영국 선관위원 역시 “현재와 같은 선거법으로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 국회에서 재외동포들이 어렵지 않게 투표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투표소가 문을 닫는 오후 5시 직후에 찾아와 투표를 못하신 유권자가 있었는데 그 분이 다음날 오전에 다시 찾아와 투표를 하고 가시는 것을 직접 보기도 했다. 유권자들의 열의가 대단한 만큼 대선 이전에라도 가급적 많은 한인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