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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찾은 영화 '마이웨이' 강제규 감독

New York

2012.04.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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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한국영화 파이가 좀더 커져야 한다"
‘쉬리(1999)’‘태극기 휘날리며(2004)’. 이름만 들어도 ‘아, 그 영화’라는 소리가 나온다. 두 영화를 만든 강제규(사진) 감독이 8년 만에 ‘마이웨이(2011)’를 제작, 미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20일 뉴욕 빌리지이스트7·비크먼시어터·엠파이어25, 뉴저지 리지필드파크12에서 미국 관객들을 만난다. 이어 5월 4일에는 뉴욕 큐가든5·맬번에서도 개봉된다. 11일 시사회 참석 차 뉴욕을 방문한 강 감독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개봉을 앞둔 소감이 어떤가요.

“되게 오랜만이네요. 예전에 ‘쉬리’할 때 미국 개봉이 처음이었는데 그 때는 굉장히 신바람 났던 기억이 나요. 그리곤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처음이네요.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별로 결과가 궁금해요. 보는 시점과 관점이 다 다르니까요. 미국인들이 어떤 시선으로 맞이할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또 한국 분들도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이 영화는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고,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고, 한국에서는 가장 큰 규모로 제작된 영화기도 하고. 몇 가지 특징이 있어 좀 더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전쟁을 계속 소재로 삼는 이유가 있나요.

“본의 아니게 계속 전쟁 영화를 한 거에요. 물론 개인적으로 전쟁 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요. ‘태극기…’도 처음부터 계획돼서 만들게 된 건 아니었어요. 다른 영화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았어요. 바로 그 동안 준비하던 걸 엎고 만든 게 ‘태극기…’였거든요. 전쟁영화가 너무 만들기 힘들어서 그 이후엔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다른 영화를 준비하다가 이 시나리오 초고를 보고 또 피가 끓는 뜨거움을 느꼈죠. 그래서 또 (전쟁영화를) 하게 된 거에요.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하고 나니까 너무 힘드네요.”

-어떤 부분이 힘든가요.

“프로덕션 과정이 전쟁터만큼 힘들어요. 일단 전쟁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디테일을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잖아요. 그것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전쟁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기본적으로 무겁다 보니까 영화를 찍는 내내 무거워요. 폭발하고, 사람이 찢겨져서 죽고…. 그런 현장에 있다 보면 사람이 정신적으로 황폐화되고 마음이 무겁죠. 또 일반적인 액션에 비해 전쟁 액션이 촬영 시간도 2~3배 더 걸려요. 촬영만 해도 156회 찍었으니까 보통 영화 4편 정도 분량이거든요. 현장에서 미소를 띨 일도 별로 없고요. 그러다 보니 다 같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도 힘들죠.”

-힘든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나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장면(샷·Shot)이 있잖아요. 그런 샷을 만들어낼 때 쾌감을 느끼죠. 다른 영화에서 만들지 못했던 샷들을 만들어 가면서 쾌감을 찾아가는 것이 서로서로 유일한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영화에서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뭔가요.

“전쟁이 너무 무섭고 잔인하다는 거죠. 어떤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나서 폭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실제 전쟁의 폭력성은 이것보다 10배, 100배 더 크다’라고 해요. 전쟁의 폭력성을 영화를 통해서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요. 이 땅에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만든다는 사명감이요.”

-해외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요.

“한국 영화 시장 점유율이 제가 알기론 미국에서 0.1%가 안돼요. 일본은 0.6%고요. 아무리 흥행된다고 해도 숫자가 굉장히 제한적이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아시아 영화들이 미국에 소개돼서 크게 흥행할 조건은 아니라고 봐요. 흥행에 욕심을 내기 보다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극장을 통해서 최대한 많이 봐주기를 바라는 거죠. 한국 영화의 파이를 조금은 키워나갈 수 있는 지점이 되기 때문에 특정 영화를 매개로 한국 영화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 의미가 있죠. ‘마이웨이’가 여기에 조금이라도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주사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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