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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2일은 '지구의 날'] 일회용품·세제 NO…지구환경 '에코맘'이 지킨다

Los Angeles

2012.04.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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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살림 지킴이 고그린 여사의 하루
지구가 울고 있다. 빙하는 녹고 숲은 사라져간다. 동물들은 죽어가고 새들은 떠나간다. 도시의 풍경은 자욱한 매연에 덮여 있고 대자연의 절경은 언제 사라질지 몰라 우리를 조급하게 한다. 물 부족과 석유 고갈을 걱정하는 시대다. 그래도 우리들의 빈 사무실엔 불이 켜져 있고 가정 욕실 샤워기에선 20분이고 30분이고 뜨거운 물이 멈춤없이 흘러 나온다. 우리의 지구를 우리가 갉아먹고 있다.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소중함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시간이다. 친환경 살림 지킴이 고그린 여사의 가상의 하루 일과를 엿보며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생활 속 실천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알아보자.

금요일 아침이다. 아침 일찍 샤워를 마쳤다. 그녀의 샤워시간은 딱 5분이다. 예전엔 세월아 네월아 하며 샤워하는데만 20분씩 썼지만 요샌 달라졌다. 세수할 때도 꼭 세면대에 물을 받아 사용한다. 비누와 샴푸도 화학물질이 거의 함유되지 않은 친환경 제품을 썼다. 처음엔 거품이 나지 않아 깨끗이 닦이는 느낌이 없었지만 익숙해지니 그 향과 감촉도 더 친근하고 좋아졌다.

이제 아이의 런치 박스를 준비해 줄 시간. 그녀가 싸는 도시락엔 샌드위치 백도 비닐 랩도 일회용 포크나 젓가락도 없다.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도시락통과 헝겊으로 만든 손가방에 샌드위치를 넣어 줬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다.

인스턴트 식품 재료는 하나도 쓰지 않는다. 간식으로 먹을 과자 대신 고구마를 바삭하게 구워 넣어줬다.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등굣길에 나섰다. 남편도 서둘러 하이브리드 차의 시동을 건다. 그의 손에 막 내린 따뜻한 커피를 담은 텀블러를 쥐어줬다. 스타벅스에서 하루에도 수백 수천개씩 쏟아져 나오는 일회용 종이컵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제 집안을 치울 시간이다. 먼저 아이와 남편이 나간 방의 전등을 끄고 불필요한 전기제품의 콘센트를 모두 뽑았다. 이런 대기전력만 줄여도 전체 에너지 사용기기 이용 전력의 10%는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엔 남편과 다툰 적도 있었다. '왜 이렇게 일을 귀찮게 하냐'고 투덜댔지만 이제는 직접 멀티탭을 사와 책상이나 찬장 뒤편에 연결된 전선들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곤 한다. 종이나 캔 유리병 등의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주는 것도 남편이다.

남편은 요새 회사에서도 환경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리도록 독려 중이고 이면지 사용에도 제일 열심이라고 한다. 점심때면 주로 외부에서 케이더링 해오는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데 업체에서 가져오는 일회용기 대신 각자 집에서 가져온 접시와 수저로 식사를 하자는 제안을 해 모두가 동참 중이다. 물론 다들 식사하러 나가는 점심 시간 사무실의 전등과 에어컨을 끄는 사람도 남편이다.

다시 돌아온 부엌. 치워야 할 것들이 많지만 세제는 절대 쓰지 않는다. 설거지엔 쌀뜨물이나 베이킹 소다를 이용하고 그을린 냄비는 식초나 사과껍질을 쓴다. 물때 청소는 김빠진 콜라가 제격이다. 물론 수세미도 극세사로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을 쓰고 있다.

오늘은 청소기를 돌리지 않는 날이다. 에너지 효율이 좋은 진공청소기를 쓰고 있긴 하지만 빗자루와 빨아 쓸 수 있는 걸레질로 청소를 해결하려 노력 중이다. 세탁기도 예전만큼 자주 돌리지 않는다. 모아서 한꺼번에 하는 게 원칙이다. 세탁 세제를 아예 안 쓸 수는 없지만 친환경 고액 농축 제품만 골라 사용하고 있다. 유연제 대신에는 구연산을 써서 조금이라도 합성세제를 덜 쓰고자 노력 중이다. 드라이클리닝을 위해 세탁소에 가는 발걸음도 최근 들어 줄였다.

잠시 짬을 내 우편물을 확인한다. 광고지는 여전히 많아 화가 나지만 크레딧 카드 회사나 은행 휴대폰 회사에서 오는 빌은 많이 줄었다. 다 인터넷과 이메일을 통해 받도록 바꿔놨기 때문이다.

오후 시간엔 매달 한 차례씩 열리는 커뮤니티 장터에 가보려 한다. 단순한 벼룩시장을 넘어 한국식으로 '아나바다'의 개념이 들어선 곳이다. 옷가지나 신발 액세서리 아동용품 책 같은 것이 많이 나온다. 버리는 것보다 필요한 사람들이 갖다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가끔은 환경 단체에서 나와 건전지나 오래된 가전 제품 등을 수거해 가기도 한다. 고마운 일이다.

오는 길엔 마켓에 들려야 하니 장바구니 대용으로 쓸 넉넉히 챙겨야 한다. 일부 도시들은 벌써 비닐 봉투를 금지하고 있다던데 LA지역은 아직도 소식이 요원하다. 하지만 상관없다. 나부터 실천하면 되니까.

큰 박스를 서너 개 구해다가 트렁크에 넣어 놓으니 비닐 봉투가 없어도 물건을 담고 운반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아이 친구 엄마들에도 이 방법을 강력 추천 중이다.

요새 고그린씨에겐 별명이 하나 붙었다. '에코맘' 이다. 환경 친화적인 '에코 프렌들리(Eco-friendly)'한 주부란 뜻이란다. 참 사소한 실천들을 했을 뿐인데. 고그린 여사는 '에코맘'이란 별명이 조금은 어색하다.

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책임감이 생긴 듯한 기분도 든다. 그 사소한 실천들을 하는 '에코맘'들이 모여 보다 살기 좋은 환경 아름다운 지구를 지켜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에코맘' 고그린 여사의 하루는 그래서 더욱 푸르르고 활기차다.

에코맘 행동강령

▶가전 제품의 플러그를 뽑아둔다.

▶ 화장실 거라지 거실 전등의 전구를 하나씩 줄인다.

▶빨래를 모아서 한꺼번에 넣고 세탁기를 돌린다.

▶ 청소기 사용 횟수를 줄이고 빗자루를 사용한다.

▶ 새 전자제품을 살 때는 에너지 효용을 따져 고른다.

▶ 실내 온도를 적절히 유지한다.

▶ 음식은 적다고 느낄 만큼만 조리한다.

▶ 비닐 봉지 사용을 줄인다.

▶ 재생 제품을 구입한다.

▶ 장바구니를 사용한다.

▶ 종이컵이나 일회용 식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 세제는 친환경 상품을 쓴다.

▶ 장시간 컴퓨터를 쓰지 않을 때는 반드시 전원을 끈다.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애용한다.

▶ 이면지를 사용한다.

숫자로 보는 '지구의 날'





182 갤런 : 미국내 4인 기준 가족이 1년간 마시는 탄산음료의 양. 이외에도 주스는 29갤런 우유는 104갤런 병물은 26갤런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25000000 개: 미국에서 1시간마다 버려지고 있는 플라스틱 물병의 수. 매년 버려지는 스티로폼 컵의 개수는 250억 개에 이른다.

650 파운드: 미국인 1사람이 1년에 소비하는 종이의 무게. 2000 파운드종이를 아끼면 나무 17 그루를 살릴 수 있다.

350000000 만톤: 샌프란시스코와 하와이 사이에 위치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에 몰려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총 무게.

50000 에이커 : 지구상에서 매일같이 사라지고 있는 숲의 면적. 이 중 4만 에이커의 면적이 매일같이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다.

1500 배: 매년 미국에서 생사되는 유해물질 쓰레기는 8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뉴올리언스의 프로축구 경기장인 수퍼돔을 1500번 채우고도 남는다.

100000000개: 매년 미국내에서 버려지고 있는 비닐 봉지의 개수.

자녀와 함께 자연의 소중함 공부해요
남가주 지구의 날 행사


매년 4월 22일이면 전세계 180개국 10억 명의 사람들이 '지구의 날'을 기념해 환경 보호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와 캠페인에 참여한다. 남가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나 자녀들과 함께 방문할 경우 바른 생활 습관을 기르고 자연의 소중함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을 만한 교육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는 이벤트가 많다. 남가주 일원에서 펼쳐지는 주요 '지구의 날 ' 행사를 모아봤다.

◆AEG 지구의 날 페스티벌

재활용품 물물교환 장터와 휴대폰 전구 배터리 프린터 카트리지 등 분리수거가 필요한 물품들을 처리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마련될 예정이다. 오래된 티셔츠를 가져오면 멋진 실크스크린 디자인으로 바꿔주는 리폼행사도 진행된다. 다양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스포츠 용품들도 여럿 만나볼 수 있다. 22일 오후 12시부터 LA다운타운에 위치한 노키아 플라자에서 열린다. lalive.com

◆아쿠아리움 오브 퍼시픽 지구의 날 기념행사

수족관이라는 공간에 걸맞게 바다와 해양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각종 팁을 제공할 예정이다. 환경 보호 단체들의 홍보 부스도 마련되고 체험 학습 장도 설치된다. 오래돼 사용하지 않는 옐로페이지 책을 가져오면 입장료를 7달러 할인해 준다. 21일과 22일 양일간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이어진다. www.aquariumofpacific.org

◆월드페스트

정상급 뮤지션들의 자선 콘서트가 열리는 2012 월드 페스트 지구의 날 행사가 다음달 2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레이크 발보아 인근 우들리 파크에서 열린다. 남가주 일원 지구의 날 이벤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번 행사는 자연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셀러브리티 강사들의 강연과 다양한 음악이 연주되는 공연 무대와 반려동물 입양 유기농 식품 판매 코너도 준비된다. www.worldfestevents.com

세상을 가꾸는 아름다운 할리우드 ★

할리우드 톱스타들 가운데에도 자연 보호 운동에 열심인 이들이 있다. 통칭 '에코 셀러브리티(Eco-Celebrity)'라 불리는 이들 중 대표적 인물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 열대우림과 자연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태양열 주택에서 거주하는 것은 물론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리무진 대신 프리우스를 타고 나타날 정도다.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 출연을 계기로 환경운동가가 된 줄리아 로버츠는 친환경 연료를 생산해 내는 바이오 기업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한편 한 석유회사가 야생 부지를 개발하려 하자 인근 땅을 모조리 사버려 이를 막아버리기도 했다. 쌍둥이 아이들에게도 친환경 소재 기저귀를 사용했다고 한다.

배우 제니퍼 애니스턴은 가까운 거리의 경우 배터리를 이용한 퀵보드를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 절약과 오염 방지를 위해 샤워 시간도 3분 이내로 줄이고 양치도 샤워 중에 한다고 공공연히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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