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쿼터 막바지에 18점 차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레이커스에는 정강이 부상에서 복귀한 코비 브라이언트가 있었다. NBA 최고의 클러치 슈터로 통하는 코비. 그는 4쿼터부터 '킬러본능'을 발휘하며 썬더에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페이드어웨이 턴어라운드 슛 등 '명품 풋워크'로 잇달아 상대 수비를 털어내며 썬더를 압박해 나갔다. 반면 썬더는 포인트가드 러셀 웨스트브룩(14점 10어시스트)이 무리한 슛을 계속 시도하면서 득점포가 꽉 막히기 시작했다.
결국 LA 레이커스는 22일 오클라호마시티(OKC) 썬더와 스테이플스센터 홈 경기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114-106으로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3쿼터까지 슛난조에 허덕이던 코비는 4쿼터와 연장 들어 속사포처럼 슛을 명중시키며 26점(8어시스트 6리바운드)을 쓸어담았다. 레이커스는 2차 연장서 17점을 폭격해 승부를 갈랐다. 이 가운데 코비는 6점을 책임졌다.
이에 앞서 코비는 4쿼터 막바지에 백-투-백 3점포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2차 연장 종료 52초를 남겨놓고는 결승슛을 터트린 데 이어 자유투 2개를 추가로 꽂아넣어 쐐기를 박았다. 지난 주 골든스테이트전에서 트리플-더블을 세웠던 파우 가솔은 이날 20점 14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또 한 번 특급활약을 펼쳤다.
레이커스의 또 다른 승인은 제공권 장악. 67개의 리바운드로 54개의 썬더를 압도했다.
이날 경기는 NBA 득점 랭킹 1위 코비 브라이언트와 2위 케빈 듀란트의 득점대결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코비는 26일 새크라멘토와 정규시즌 최종 경기만을 남겨놓은 현재 경기당 27.9점으로 3년 연속 득점왕을 노리는 듀란트(27.8점)에 근소하게 앞서있다.
비록 대어를 낚았지만 메타 월드피스의 어이없는 행위는 '옥에티'였다. 공수에서 맹활약하던 월드피스(12점)는 덩크를 작렬시킨 뒤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제임스 하든을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 징계를 받았다. 얼굴을 정통으로 맞은 하든(14점)은 그대로 바닥에 넘어진 뒤 라커룸으로 향했고 결국 코트에 복귀하지 못했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월드피스는 사과를 표했다. "덩크한 뒤 내가 너무 흥분했던 것 같다. 고의가 아니었다. 썬더는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그런 점에서도 썬더 구단과 제임스 하든에게 거듭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좋은 경기였는데 아쉽다."
월드피스는 실명인 론 아테스트로 뛰던 지난 2004년에 인디애나 멤버로 디트로이트와 원정경기 도중 팬을 폭행해 86경기 출장정지라는 사상 초유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레이커스에 입단한 뒤에는 3시즌 동안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이날 벤치멤버 데븐 이뱅스와 조던 힐의 활약도 빛났다. 이뱅스는 8점에 2차 연장서 결정적인 수비 플레이를 거푸 선보였고 힐은 14점 15리바운드로 기대에 보답했다.
코비는 "우리는 큰 점수 차로 끌려갔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후반 들어 디펜스가 좋았다. 오늘 데븐이 정말 잘 했다. 케빈 듀란트와 매치업을 위해 비디오로 공부를 많이 했다"며 웃었다.
썬더는 케빈 듀란트(35점 8리바운드)-러셀 웨스트브룩(14점 10어시스트) '쌍포'가 최악의 슛난조를 보여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56개의 슛을 던졌는데 42개가 불발됐다. 듀란트는 34개 가운데 11개 웨스트브룩은 22개의 슛 가운데 3개만 림을 통과했다.
레이커스는 정규시즌 1경기만을 남겨놓고 41승24패로 서부 3위 썬더는 46승18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뉴욕(34승30패)이 연일 '카멜로 앤서니쇼'로 들끓고 있다. 앤서니는 애틀랜타 혹스(38승26패)와 원정경기에서 39점을 쏟아부으며 닉스의 113-112 신승을 이끌었다. 아마리 스타더마이어는 22점 12리바운드로 지원사격했다. 양팀이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애틀랜타는 동부 5위 뉴욕은 7위를 달리고 있다.
닉스는 종료 1분50초 전에 조 잔슨에게 3점슛을 허용해 111-112로 끌려갔으나 종료 10초 전에 앤서니가 결승슛을 꽂아넣어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스타더마이어가 애틀랜타 마빈 윌리엄스의 덩크를 블락하며 승리를 견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