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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성경에 씌어져 있는 말이 아니니까, 하느님(예수의 아버지)의 말씀은 아닌 것이다. 그저, 서양 사람들이 주고 받는 속담에 불과한 것이다. 이 속담을 가만히 분석해보면 재미있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서 ‘하늘’이라는 말은 예수의 아버지이신 하느님, 유태교의 갓(God), 이스람교의 알라(Allah), 유교의 하느님(天主), 단군의 할아버지이신 하느님, 불교에서 믿고 있는 도솔천의 하느님, 등 모두를 포함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고 했으니까 ‘스스로 돕지 않는 자’는 돕지 않는다. 스스로 돕지 않는 자는 돕지 않으니까 결국은 ‘스스로 돕는 자’ 만을 돕게 되는 것이다. 헌데 스스로 돕는 자는 ‘스스로 일을 해결해버리니까’, 하느님의 도움이 필요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하느님은 도와주지 않는다. 이래저래 하느님은 도와주지 않는다.

어느 겨울 날 눈이 많이 왔다고 가정을 해보자. 누군가가 눈을 치워야 한다. 헌데 당신이 몸이 아파서, 혹은 게을러서, 하여튼 스스로 눈을 치지 않았다.

그럼, 스스로 눈을 치지 않았으니까 하느님은 도와주지 않는다. 도와주지 않는다는 말은 하느님이 당신을 위해서 대신 눈을 치워주지는 않는다.

헌데, 만약 당신이 삽을 들고 나와 눈을 다 치워놓으면, 하느님은 당신이 눈을 다 치워놓았으니까, 더 이상 도와줄 것이 없는 것이다. 결론은, 눈을 치느냐 안 치느냐는 당신한테 달린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고등학교 3년 생이라고 가정해보자. 일류대학에 입학하고 싶어한다. 허지만 공부를 하기 싫어한다. 그래서 공부를 하지 않았다. 실력이 없다. 입학시험을 보았지만 떨어지고 말았다.

하느님은 ‘스스로 돕지 않는 자는 도와주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당신이 입학시험에 떨어진 것에 대해 책임이 없다.

그런데, 당신이 열심히 공부했다고 가정해보자. 열심히 공부를 했기에 실력이 좋다.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이런 경우, 당신이 스스로 열심히 공부를 했기에 일류대학에 입학을 한 것이다.

당신이 이미 합격해버렸기에 하느님은 더 이상 당신을 도와줄 것이 없다.

결론은, 대학에 합격을 하느냐 혹은 불합격을 하느냐 하는 것은 하느님께 달린 것이 아니고, 당신 스스로에게 달린 것이다.

어떤 친구들은 자기네가 미국에서 편히 잘 살고 있는 이유는 하느님이 도와주었기 때문이라고 우겨댄다. 반면에, 미국에서, 고생고생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하느님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자기네들이 고생고생 살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개 편안하게 사는 사람들만이 하느님의 은혜 때문에 편하게 살고 있다고 말하지, 고생고생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소리를 아예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하느님께 기도를 하지 말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하느님께 도와달라고 기도를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마음이 편해지니까, 기도를 하는 것도 좋다. 허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꼭 ‘당신’ 자신이 일을 해치워야 한다는 사실만은 알고는 있어야 한다.

조성내 컬럼비아대학 정신과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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