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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웃에 ‘터프 걸’ 뜬다

Los Angeles

2001.06.1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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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웃에 ‘터프 걸’ 붐이 일고 있다.

영화배우 린다 해밀턴.

영화배우 린다 해밀턴.

붐의 시작은 15일 개봉된 앤젤리나 졸리 주연의 ‘툼 레이더(Lara Croft:Tomb Raider)’. 이를 신호탄으로 외계인의 지구정복 야욕을 분쇄하는 여자 과학자의 활약을 애니메이션으로 그린 ‘마지막 환상(Final Fantasy:The Spirits Within)’과 나타샤 헨스트리지가 화성인과 격돌하는 경찰 역을 맡은 ‘화성의 유령(John Carpenter’s Ghosts of Mars)’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레베카 로메인-스타모스도 8월 개봉 예정인 ‘롤러볼(Rollerball)’에서 얼굴의 흉터를 훈장처럼 과시하는 터프 걸로 나온다.

여배우들이 남자배우들의 전유물이던 액션스타에 도전하는 경향은 최근 들어 조금씩 스크린의 중심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흥행에 성공한 ‘미녀 삼총사(Chalie’s Angels)’는 여배둘의 액션이 영화의 전부를 차지했다. ‘X-멘(X-Men)’에서는 로메인-스타모스와 할리 베리 등 여배우의 액션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미라 2(The Mummy Returns)’의 경우 가장 흥미로운 액션 신은 여배우들의 결투 장면이었다. 이중 터프 걸 영화의 압권은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국내흥행 성공과 함께 유사한 영화 제작의 물꼬를 틀었다.

지금까지 할리웃 영화의 대표적인 여전사는 ‘에일리언(Alien)’의 시고니 위버와 ‘터미네이터(Terminator)’의 린다 해밀턴이었다. 이들의 특징은 브루스 윌리스나 아놀드 슈와제네거의 여성판. 남성적인 터프함만을 강조했다. 이들의 배역에는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모성애적 본능이 가미되지만 육체의 매력은 남성적 특징을 강조한다. 여성적 매력은 약간의 노출로 끝난다. 하지만 최근의 터프 걸은 여성적인 면을 오히려 강조한다. ‘툼 레이더’에서 졸리는 노출보다는 가슴 등 여성의 곡선을 강조한다.

이런 경향은 물론 관객을 의식한 것이다. 지금까지 스크린을 지배한 남자 액션스타는 영화의 주관객층이었던 젊은 남성을 노린 상품이었다. 이들이 남자 액션스타에 물리자 터프 걸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내놓은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여기에 여성적 특징을 숨기지 않음으로써 관객층 확대를 노린다.

터프 걸은 90년대 중반 잠시 반짝한 적이 있다. 프랑스 영화 ‘니키타(La Femme Nikita)’를 리메이크한 ‘돌아올 수 없는 지점(Point of No Return)’과 ‘롱 키스 굿나잇(The Long Kiss Goodnight)’이 그것. 하지만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잊혀졌고 주연을 맡은 브리짓 폰다와 지나 데이비스도 배우경력에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

터프 걸 붐은 사회적 흐름과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여성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바뀌면서 등장한 것이 아니라 할리웃의 상술이 만들어 낸 캐릭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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