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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남편’ 문제 갈수록 심각

New York

2001.06.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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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폭력은 으레 여성이 피해자로 인식되어 왔다. 남자가 주로 여자를 때리고 여자는 일방적인 폭력의 희생자로 인식되어 왔다. 법도 여성의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반적인 인식은 크게 잘못된 것이며, 가정에서 ‘매맞는 남자’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데도 무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각종 통계에는 매맞는 남자의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매맞는 남자들의 인권 보호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단체까지 생겨났다.
뉴햄프셔대학 가족문제연구소가 지난 70년대, 80년대, 90년대 가정폭력 사례를 분석한 결과 남편으로부터 매맞는 아내의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아내로부터 매맞는 남편의 비율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위스콘신대학 심리학과 테리 모피트 교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에서 폭력을 먼저 휘두르는 여성의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모피트 교수는 “남편이 아내를 폭행하는 만큼이나 아내들이 남편을 폭행하는 경우도 많지만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연방법무부가 지난 1998년 1백30만건의 가정폭력 케이스를 분석한 결과 전체 피해자의 39%가 남자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남자들이 가정폭력에 피해를 입는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도 이에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미약해 매맞는 남편들은 거의 방치되고 있다.

여자들의 경우 수십년간 여성 인권단체들의 노력으로 ‘가정폭력 여성보호법’과 같은 연방법을 이끌어 냈을 뿐 아니라 수십억 달러의 예산이 매맞는 여성을 위한 지원예산으로 할당되고 있다.

그러나 남자 피해자를 위한 시설이나 관련법은 전무하고 오히려 매맞는 남편들이 법에 호소할 경우 구제를 받기 보다는 조롱이나 무관심한 대응을 받기 십상이어서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매맞는 남편 인권단체 ‘모든 사람에 대한 폭력 중지’를 결성한 게리 맥스웰씨는 “지금까지 가정폭력이 일방적으로 여성 피해자에만 초점을 맞춰온 것은 사실과 매우 동떨어진 인식”이라면서 “이제 매맞는 남자들도 사회적 도움을 받아야할 시기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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